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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프랑스 미래학자들은, 2030년쯤이면 결혼제도가 사라지고 90%가 동거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여기에 화답하듯 당시 미국의 미래학자들은 한 발 더 나아갔다. 결혼제도 자체를 부정하면서 “과거 1만년 동안보다 최근 100년간 결혼 관습이 더 변화한 사실을 볼 때 앞으로 20년 동안 결혼제도의 변화는 더욱 극적일 것”이라며 “평생 동반자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즐기는 사랑만 판칠 것”이라고 예견한 게 그것이다. 거기에 유엔은 2045년 세계를 전망한 미래보고서에서 결혼제도는 낡은 것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시 말해 ‘결혼’의 의미를 “성인 남녀를 사회적 규범으로 속박하는 예식”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처럼 결혼의 개념은 사회 발전에 따라 계속 진화 중이다. 하지만 아직도 결혼은 새로운 인간관계 형성의 중요한 계기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결혼을 통해 신랑 신부 당사자들은 물론 양가 모두 새로운 가족의 일원을 받아들이는 매우 중요한 일생의 의례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가족이라는 혈연공동체를 위주로 한 결혼의식이 발달하게 되었다. 일부 사회학자들이 우리의 결혼식에는 신랑과 신부는 없고, 신랑 신부의 가족들과 이들 간의 유대가 먼저라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 문화에 대한 국민 의식은 변화하는 추세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13세 이상 국민 가운데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2010년 64.7%에서 2016년 51.9%로 감소해서다. 반면 사실혼·동거에 대한 인식은 2010년 40.5%에서 2016년 48.0%로 증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결혼규범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아니 할 수 없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올해 혼인 건수가 총 18만8200건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한다. 덕분(?)에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저치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유는 물론 비용과 결혼 유지를 위한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이다. 젊은 남녀가 결혼보다는 동거를 선택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허용 수준이 높아질 날도 머잖은 것 같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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