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창룡문]금한령(禁韓令)

국제적으로 중국의 ‘심통’은 알아준다. 특히 자국 이익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어느 나라건 보복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0년 발생한 노르웨이의 ‘연어파동’도 그중 하나다. 당시 노벨위원회는 중국의 반체제작가 류샤오보(劉曉波)를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러자 다음해 대중국 연어 수출량이 60%나 줄었다. 당연히 노르웨이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연어는 노르웨이의 수출품목 중 1위였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런 연어의 최대 수입국이다. 연간 1만1천t을 수입, 자국 소비의 95%를 충당한다. 그런데 그 수입량이 평화상 수여 이후 3천700t으로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반체제 인사에게 평화상을 준 데 대한 중국의 보복에 의한 것이었다고 진단했다.

또 같은 해 일본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자 희토류 수출 중단 조처를 내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성화가 세계 일주를 하던 중 프랑스 파리에서 ‘반중’ 기습시위로 꺼지는 사태가 벌어지자, 중국에선 까르푸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심통’사례는 수없이 많다. ‘이거중궈(一個中國·하나의 중국), 즉 홍콩 마카오 타이완은 나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분리 독립지역에 대한 각국의 도전이나 주변국의 접촉이 있을 경우 심통은 더하다.

정치 군사적으로 민감한 관계인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로 인해 보복이 더 구체화 됐다. 배치 지역으로 롯데골프장이 최종 확정되자 중국은 자국 내 10여 개 롯데 계열사 전체에 대한 각종 조사를 하는 등 ‘노골적 보복’에 나섰다. 동원된 기관만 환경국, 세무국, 공상총국, 소방국, 위생국 등 감독기관이 총망라 돼 있다.

한류산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근 한국 연예인의 중국 방송, 광고, 영화 출연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금한령(禁韓令)이 시행되고 있어서다. 중국 외교부는 표면상 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지만, 현재 중국TV나 신문에서 한국연예인 관련정보와 한국영화작품 소개가 사라진 지 오래다. 중국의 ‘성동격서(聲東擊西)’식 보복으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우리의 현실이 가슴 아프다.

/정준성 주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