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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도 만나고… 화석도 보고… 웰컴 투 우석헌자연사박물관

 

지구·인류 미래에 창조적 비전 제시하려 설립
‘어여쁜 돌의 집’이란 뜻으로 ‘愚石軒’이름 따와

광물·암석·운석·진본화석 등 유물 14만점 소장
상설전시장·쥐라기파크 등 5곳 공간으로 구성

열린 수장고엔 아직 전시 못한 유물 한눈에 관람
다양한 표정의 공룡 10여점도 전시돼 상상력 자극

 

 

 

道 유일 지질전문역사박물관 각광

 


판에 담긴 달걀처럼 가지런히 정렬된 공룡알둥지 화석. 몇천만 년 전 공룡알이 눈 앞에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알을 귀중하게 품은 흔적으로 공룡도 인간처럼 모성애가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는 설명에 다시 한번 유심히 살피게 된다. 남양주 우석헌자연사박물관에서 만난 공룡알둥지 화석 이야기다. 화석, 공룡뼈, 운석 등 수억 년의 이야기가 담긴 유물들은 단순히 과거의 흔적이 아닌 인류의 미래를 관측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것을 모아둔 자연사박물관은 단순히 학습의 목적을 넘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붉게 물들었던 단풍이 지고, 스산한 분위기가 가득한 늦은 가을에 방문한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은 멀리서도 눈에 띄는 거대한 공룡이 먼저 관람객을 맞는다. 차가운 풍경과 거대한 공룡이 어우러진 이채로운 분위기의 박물관은 마치 백악기 시대에 온 듯하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흥미로운 볼거리로 가득한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을 찾았다.

 


■ 시간여행 하듯 생생하게 재현한 과거를 만날 수 있는 박물관

남양주시 진접읍 내각리에 지어진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은 경기지역 유일의 지질전문자연사박물관으로 2003년 12월 설립됐다.

‘어여쁜 돌의 집’이라는 뜻의 우석헌(愚石軒)자연사박물관은 광물, 암석, 화석을 중심으로 지구환경을 이해하고 지구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창조적 비전을 제시하는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자 문을 열었다.

이곳은 한국희 관장의 남편이 취미로 수집한 유물들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교육적으로 활용하고자 지은 것이 특징이다. 광물, 암석, 운석, 진본화석, 표본 등 소장된 유물이 14만점에 이르며, 30여년간 공들여 모은 유물들은 각각의 개성과 사연이 담겨있어 보는 재미가 배가된다.

특히 ‘공룡알둥지 화석’과 ‘오비랩터의 유정란 화석’은 이곳에서 꼭 봐야할 유물로 꼽힌다.

공룡알둥지 화석은 알표면의 돌기가 잘 보존돼 있으며, 이 화석을 통해 중생대 당시 일부 공룡들은 지속적을 알을 보호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지구에서 발견되는 공룡알의 대부분은 무정란인데 반해 희소가치가 있는 유정란을 전시, 우석헌자연사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유물 중 하나다.
 

 

 

 


■ 수중생태관, 열린수장고 등 볼거리 가득

3천300㎡규모에 총 2층으로 이뤄진 박물관은 상설전시실을 비롯해, 쥐라기파크, 디스커버리샵, 리틀사파리, 열린수장고 등 5곳의 공간에서 다채로운 자연사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지구의 역사를 말해주는 다양한 화석과 암석, 광물을 만날 수 있는 상설전시실은 표준·시상·생흔화석 및 희귀 화석을 전시한 ‘생명의 역사’, 중생대 시대 공룡 화석을 전시한 ‘1억년의 지배자’, 바다동물 화석을 만날 수 있는 ‘생명의 요람’, ‘포유류의 승리’, ‘광물의 세계’, ‘순환하는 암석’ 코너로 구성, 각각의 존을 색으로 구별해 시각적 효과를 높였다.

특히 실제 물고기 화석이 헤엄치는 것 같이 꾸며놓은 수중생태관이 눈길을 끈다. 다양한 어룡과 수장룡 화석, 메갈로돈의 이빨 등 다양한 화석을 만날 수 있으며 신생대 에오세지층에서 발견된 어류화석으로 현재는 절멸한 골설어 화석도 전시되고 있다.

다양한 공룡 모형이 전시된 쥐라기 파크는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공간이다. 다른 공룡을 잡아먹는 육식 공룡, 새끼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어미 공룡 등 다양한 표정의 공룡 10여점이 전시돼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박물관을 둘러보며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단연 ‘열린수장고’다. 국내 최초로 수장고를 공개한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은 2층 복도 벽을 유리로 꾸며, 663㎡에 이르는 아래층 수장고 전체를 관람할 수 있게 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종유석을 비롯해 매머드의 머리와 검치호랑이 몸 전체를 복원해 놓은 표본 등 아직 전시하지 못한 다양한 유물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민경화기자 mkh@



“남편, 예물 팔아 모은 소중한 광물… 문화 소외지역 찾아 전시 희망”

 

한국희 우석헌자연사박물관 관장

 


“어느날 남편 예물시계가 안보여 물었더니 광물을 사려고 시계를 팔았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애지중지하며 모은 유물인데 갑자기 가치있는 일에 쓰고 싶다며 남편이 박물관 이야기를 꺼냈고,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30여년 넘게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광물과 수석을 수집하러 다닌 남편 곁을 지킨 한국희 관장은 유별난 남편의 취미에 속앓이도 적잖이 했지만, 아이들 교육을 위해 유물을 사용하고 싶다는 남편의 계획에 동참해 13년째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을 꾸려가고 있다.

한 관장은 “처음에 돌을 수집했던 남편은 교육적인 측면을 고려해 화석을 모으기 시작했다. 순수한 광물보다 다른 물질과 조합되거나 새로운 형태로 변형된 것들을 수집, 교육에 도움이 될만한 유물을 소장하는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모은 유물이 10만점이 넘었고, 박물관을 운영하고 싶다는 남편의 권유에 한 관장은 2006년 대학에서 박물관학을 공부하며 박물관 운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그는 “괜히 일을 벌이는게 아닌가 싶어 처음엔 박물관 짓는 것을 반대했지만, 후세대 교육을 위해 유물을 활용하고 싶다는 남편의 의견을 따르기로 결정했고, 박물관 운영에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의 차별성은 직접 발품을 팔아 수집한 특색있는 유물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장은 “수석의 경우 아름다운 모양 뿐 아니라 학술적 가치가 있는 것을 다량 소장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27종이 발견된 공룡알 화석 중 22종을 보유하는 등 다량의 자료를 갖추고 있는 것이 우리 박물관의 자랑이다. 광물에 관해서는 전국에서 우리 박물관을 찾을 정도다”고 밝혔다.

전시 뿐 아니라 광물, 암석을 활용한 과학 기초학습, 생태조사 실습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민들이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한 관장의 목표다.

한국희 관장은 “전시 기획에 지역민들이 참여한다거나 문화적 혜택이 덜 미치는 곳에 직접 찾아가는 전시도 시도하고 싶다. 교육적인 볼거리가 많은 박물관인만큼 과학과 문화적 지식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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