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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담뱃갑 경고그림

유럽인 중 처음 담배를 피운 사람은 콜럼버스와 동행, 신대륙을 발견한 ‘로드리고 데 헤레스’였다. 인디언의 의식용 담배를 배워 고국 스페인으로 돌아와 공공장소에서 피우다 체포돼 7년의 옥살이도 했다. 당시 종교재판에선 ‘악마와 결탁’이란 죄목을 내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담배에 대한 유해성을 경고한 사람 또한 콜럼버스와 동행했던 ‘바돌로뮤 드 카사’라는 사람이다. 그는 일찍이 담배가 해롭다는 것을 간파, ‘사악한 것’으로 규정하고 보급저지에 적극 나섰다고 한다.

그 후 유·무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담배는 ‘신이 내린 풀’로 극찬을 받거나 ‘악마의 성찬’으로 묘사되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17세기 담배 폐해가 크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으나 나라별 전매품으로 취급되면서 담배논쟁은 없었던 일이 됐다. 심지어 1차 세계대전 땐 담배를 군인들의 애국심과 연계했는가 하면 일부 국가에서는 여성해방의 상징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상당수 국가는 지금도 담배에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담배는 ‘유일한 합법적 살인 상품’이라 낙인 찍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담배 연기에 4000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그 중 60여 종이 발암물질이어서다. 또 10가지 이상의 암과 심장·뇌혈관·폐 질환 등을 유발해 전 세계 인구의 10분의 1을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 가스’라는 악명마저 얻었다. 특히 니코틴은 대마초보다 중독성이 강하다고 해서 마약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모두가 정부수입과 연관돼서다. 그래서 ‘눈 가리고 아웅’식 규제만 할 뿐이다. 담뱃갑에 경고문을 넣고 경고 그림을 부착토록 한 것이 그나마 나은 규제에 속한다. 2001년 캐나다에서 최초로 실시된 담뱃갑 경고 그림 부착은 현재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보기만 해도 섬뜩한 폐암, 뇌졸중 등을 담은 10개의 경고그림이 부착된 담배가 오늘(23일) 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생산, 시판된다. 1986년 담뱃갑에 경고문구가 표기된 지 30년, 1905년 국내 최초 궐련 담배인 ‘이글’이 생산된 이후 111년 만의 일이다. 만시지탄이나 국민건강 증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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