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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동지 초대장

 

어느새 절기가 동지가 됐다. 동지 팥죽을 나누어 먹기 시작한지도 벌써 다섯 해가 되었다. 내게는 동지가 새롭게 다가왔고 행복한 다짐을 하는 그런 날이다. 동지와 인연이 된 그날이 떠올라 새삼 초심을 다독여 본다.

그러니까 오년 전이다. 뜻을 품어 키우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려 한해 한해를 보낸 것이 서너 해는 보냈던 것 같다. 그해도 이런 저런 생각으로 한해를 마무리 하게 생겼는데 문득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에 그래 엉거주춤 또 한해를 넘기지 말고 일단 등록부터 하자. 일은 벌려놓고 봐야해 그러다 보면 길이 생기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군청으로 무조건 갔다.

민원실을 들려 상담 후 해당 부서를 찾아가 출판사 등록을 하러 왔다 말하니 등록에 필요한 양식의 서류를 내어주며 기록을 하란다. 관공서 모든 서류가 그렇듯이 주소 성명 주민번호는 물론이고 사무실 설치 위치등 기타 적을 것이 있는데 그중에 출판사 이름을 써야 하는 칸에서는 잠시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출판사를 설립해야 한다음 어떻게 운영 하겠다는 나름에 생각은 있었지만 막상 출판사 이름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그러니 머뭇거림은 당연했고 조금은 난감한 상황에 직면을 하게 되었다.

태어나고 자란 동네가 가평 설악 방일리라고 하는 동네인데 그간 외지에 나가 사업을 할 때 주로 사용한 이름이 방일00 이었다. 이런 저런 사업을 할 때 주로 사용한 이름이고 나름 익숙해서 그럼 출판사 이름도 방일로 할까 생각하는데 문득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아! 오늘이 동짓날이지, 동지는 어떨까? 절기 동지도 있지만 동지는 다른 의미의 긍정적인 의미도 있으니 문학 작품을 담는 출판사 이름으로는 괜찮을 듯 했다. 더군다나 동지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팥죽이니 아예 생일잔치 겸 출판 기념회를 팥죽을 쑤어놓고 나누어 먹으면서 한다면 의미가 있을 듯 했다. 그래서 태어난 이름이 동지라는 이름의 출판사다.

며칠 전부터 아내는 바쁘다. 백여 명 이상이 먹을 팥죽과 기타 음식 준비는 동지 행사 준비 중에서 제일 큰일이다. 그러니 준비도 수월치는 않다. 그래도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 준비를 하는 아내가 고맙고 한편 조금은 미안하다. 직접 지은 농산물로 팥죽을 쑤고 떡도 한다. 더군다나 품과 정성이 무척 많이 들어가 가루로는 못주고 묵은 쑤어서 얼마든지 나눔을 하겠다는 은숙표 도토리묵은 유명한 만큼 오늘도 푸짐하다.

올해로 다섯 번째이니 제법 자리를 잡아 가는 행사가 되었다. 알음알음 알려졌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준다. 그래서 올해는 미리 홍보나 초대를 안했다. 그랬더니 작년보다는 조금은 적은 분들이 오시는가 싶었던지 아내는 작년보다 더 많이 오실 줄 알고 팥죽을 더 많이 쑤어 놓았는데 당신은 손님 초대를 많이 했어야지 뭐했냐는 핀잔에 왜 그리 우습고 고마운지 한마디 던진다. 알았어요, 내년에는 삼백 명은 오실 테니 걱정 말아요 했다.

혹시라도 이글을 보시는 분 중에서 내년 동지에 의미 있는 팥죽을 드실 분이 계시다면 무조건 청평으로 오세요. 가족이나 친구끼리 청평 터미널 옆에 동지를 찾아오시면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실 수 있습니다. 그냥은 안 되고 시 한수 낭송해 주시면 점심으로 맛난 팥죽 한 대접에 행복은 두어 대접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글 제목은 동지 초대장이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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