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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사회]연말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기대하며

 

올 한 해에도 많은 아이들과 그 가정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조사와 지원을 받았다. 조사와 지원은 사실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하기 어렵다. 때문에 많은 분들이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조사와 지원을 같이 하는 이유가 뭘까 하고 궁금해 할 것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 의심 건에 대한 신고를 받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 정확히 모를 수도 있고, 자신의 경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수 있어 상담원이 가정에 직접 출동하여 아동학대 의심 건에 대한 조사를 하여 그들이 경험한 고통의 진실을 밝혀내는 일을 한다. 이것이 조사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그 가족이 가진 문제와 학대가 연결되지 않도록 해결 방법들을 분석하고 ‘가정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여 재학대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지원한다. 그러다 보니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조사와 지원이라는 큰 맥락을 함께 생각할 수밖에 없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강력한 처벌과 보호지원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인 가정을 만들어줄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두 체계를 동시에 함께 작동한다.

최근 보도된 사건들처럼 아이들에게 너무 큰 고통을 준 죄질이 좋지 않은 행위자들에게는 법의 심판을 강력하게 받게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양육 시 발생하는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하기에 상담·교육을 실시하여 올바른 부모역할을 다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안도 함께하고 있다.

그것의 시작으로 학대행위자들의 대부분인 부모들이 올바른 양육방법과 학대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어 그 부분을 정확히 알리는 일부터 시작한다. 이는 부모 자신이 과거에 부모에게서 경험한 올바르지 못한 양육행동을 여과 없이 자신의 아이에게도 재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이러한 가정에 경제적인 지원은 물론이고 올바른 부모 양육 방법이나 상담, 심리치료 등을 제공해 아이와 그 부모의 관계가 건강해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신고된 아동학대 행위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행한 올바르지 못한 체벌이나 학대가 단순히 자신의 양육방식이라고 대부분 주장한다. 그래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법의 강제성을 빌려서라도 이런 부모들의 개선을 유도한다.

학대행위자들에게 수사출석명령서나 검찰·법원출석명령서를 송달하면 아이를 때리는 행동이 경찰, 검찰, 법원에 출석을 해야할 정도로 큰일인지 그때서야 알게 된다. 강제적이지만 이러한 절차를 통해 자신이 한 행동을 반성하고 아이를 다른 방법으로 양육하겠다는 의지를 가다듬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이 강제상담명령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는 보호자이자 어른인 ‘부모의 변화만이 아이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제조건이 있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변화 없이 설령 집으로 돌아가더라도 결국은 재학대라는 뼈아픈 경험을 또 할 수밖에 없는 순환구조라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

실제 있었던 한 사례이다. 초등학교 6학년 여아가 비행을 저질렀고 이를 야단치자 가출을 했었고 이에 엄마는 아이를 몽둥이로 때리고 혹여 아이가 도망갈 경우 쫓아가서 자신의 화가 풀릴 때까지 때렸던 사건이 있었다.

사실 엄마는 아동이 말을 듣지 않을 때는 때리고, 머리를 자르거나 욕설하는 것이 아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동학대 신고 후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과의 2년 정도의 상담과정을 통해 체벌이 큰 효과가 없으며 부모 자녀간의 대화와 신뢰, 일관적인 훈육 태도 등 비폭력적인 방법을 통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의 엄마는 처음엔 마음대로 되지 않아 힘들 때도 많았으나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이 지지해주고 함께 잘 키우는 법에 대해 나누고 공감했을 때, 자신도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그 사건은 철저히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그 뒤에는 적절한 조치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것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바람인 것이다.

2017년을 맞이하며 국민 모두의 관심과 적극적인 신고, 그리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조사와 지원으로 우리 주변에서 학대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의 행복한 미소를 되찾아 주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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