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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촛불에 담긴 열망으로 무너진 국격 세우자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타올랐던 2016년.

대한민국 국민은 헌정사 한 페이지를 스스로의 손으로 그리고 평화롭게 장식했다. ‘헌법파괴’와 ‘국민배신’에 분노한 국민의 촛불은 그 어느 불길보다 뜨거웠고 광장은 어떤 힘보다 강력했다. 결코 짧지 않은 두 달여 기간 동안 매주 약 100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졌다. 특히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현직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심판했다. 살아있는 권력을 특별검사 수사대상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대에 올렸다는 점에서 시민 명예혁명이라고 명명할 것이다. 또한 모든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던 외신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의 명예혁명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신선한 충격에 휩싸이기에 충분했다.

며칠이면 곧 해가 바뀐다. 새해를 맞아 희망찬 울림이 널리 퍼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새 희망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기존 권력에 대한 분노로 뜨겁게 달궜던 광장을 넘어서야 한다. 미래를 향했던 국민들의 열망이 우리가 사는 현장 곳곳으로 스며들도록 오롯이 담아내는 과제를 이행해야 한다.

얼마간 촛불로 환했던 광장과 달리 그간 우리 삶의 현장은 빈곤하고 암울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를 위태로운 경제성장률은 2%대에 겨우 걸쳐 있고 역대 최저로 떨어지는 신생아 수는 우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고 노인 빈곤율은 50%에 육박하며 우리의 현장을 무참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피폐한 현실에 평범한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국민들은 밑바닥부터 올라오는 분노와 가만히 있으면 도저히 안 될 것 같은 의무감에 거리로 나섰다. 부모는 자식한테 부끄러워서 자식들은 미래가 안보여서 거리에 섰다. 나이, 지역, 직업을 떠나 분노와 좌절, 실망과 배신감이 풍자와 해학 그리고 희망의 찬가로 나타났다.

광장을 휩쓴 촛불의 물결에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이들의 팍팍한 삶과 고단함이 고스란히 녹아들었으며 오랜 기간 우리 사회가 쌓아온 문제가 부각됐다. 국민들은 기득권 독식과 부패, 구태정치 등 사회구조 병폐를 타파해야 한다며 광장에서 외쳤다. 평등한 사회구조와 결과에 책임지는 공정사회로의 전환을 요구하며 이 땅의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 촛불을 밝혔다.

이처럼 촛불민심은 단순하지도 가볍지도 않다. 사회의 깊은 구조적 문제와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이승만부터 박정희까지 이어온 권위주의적 패러다임과 소득 구조의 양극화 등 곳곳에 암세포처럼 퍼져 있던 사회 부조리가 함께 붉어졌다.

하지만 광장만을 계속 이어 나갈 수는 없다. 우리는 이제 광장에서 분출된 저항과 요구를 정치, 경제, 사회 각 현장에 적용하고 실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희생해 어둠을 밝혀내는 촛불처럼 정치권부터 시민 각자에 이르기까지 사사로운 이익은 이제 내려놓고 국가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무너진 국격을 바로 세우고 죽어가는 경제를 살려 내는 것이 다가오는 2017년, 계속 전진해야할 우리의 과제이다.

그리고 우리가 겪은 일련의 과정에서 ‘권력은 최고의 서비스 정신을 담아야 한다’는 기본원칙을 위정자들이 잊지 말 것을 지적한다. 특히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위임 받은 국가 권력의 본질임을 명심해야 한다. 즉, 국민이 아프고 가려운 부분이 있다면 정확한 진단과 처방으로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공정한 사회 시스템을 진일보 다져나가는데 국민과 보조를 함께해야 한다.

오늘의 촛불은 새로운 기회로써 새 시대를 여는 그 중심에는 국민이 자리해야 한다. 그리고 바야흐로 현 정권에서 붉어진 인치의 문제, 대의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의사결정구조 등 어느 순간 암암리에 자라나고 있던 우리 사회의 모순을 근절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인치에서 비롯된 시스템 오류를 바로잡고 국민이 중심이 되는 뉴거버너스를 장착해 국민이 권력을 직접 통제하는 전국가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완성하는데 모두가 함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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