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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필성덕담(必成德談)

덕담의 역사는 신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출발은 임금과 신하가 새해 첫날 서로 하례하는 궁중의식이었다. 현대에 와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통령은 매년 신년사를 통해 국민에게 덕담을 건네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때문에 대통령 신년사는 정상적인 나라의 징표로 여긴다. 내용이 다소 의식적이지만 분명한 역사의 기록이다. 하지만 올해는 불행하게도 대통령의 덕담이 없다. 엊그제 자청한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신년 인사회에서도 국민이 기대하던 덕담은 나오지 않았다.

신년 휘호도 일종의 덕담이나 마찬가지다. 새해를 맞아 서로 복을 빌고 소원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뜻에서 축의를 표시하는 것인 만큼 문구도 다양하다. 또 대통령의 ‘새해다짐’으로 자주 이용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국강병 영세자유(富國强兵 永世自由 나라가 부유하고 강하면 영원자유를 누린다)를 비롯 70년대 고 박정희 대통령의 ‘자조 자립 자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유시유종(有始有終 시작과 끝이 변함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천년새희망’,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임사이구(臨事而懼 어려운 시기 지혜를 모아 일을 잘 성사시킴) 등 재임기간 동안 신년 초에 직접 쓴 휘호들이 남아있다. 반면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전 대통령은 휘호를 잘 쓰지 않아 전해지는 것이 거의 없다. 거기엔 박근혜 대통령도 포함된다.

새해 사회 각 분야에서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사자성어도 덕담의 변형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 같은 사자성어들이 시중에 넘쳐나고 있다. 특히 정치의 계절답게 예비 대선주자들이 내놓은문구가 많았다. 문재인 전 대표의 재조산하(再造山河 나라를 다시 만든다), 안철수 전 대표의 마부위침(磨斧爲針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듦), 이재명 성남시장의 사불범정(邪不犯正 바르지 못한 것이 바른 것을 범하지 못함), 남경필 경기지사의 회천재조(回天再造 새로운 나라 건설) 등이 그것이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말 속에 어떤 신비한 힘이 배어 있다고 믿었다. ‘장래의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신하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처럼 덕담이 이루어지는 우리 사회가 되길 소망한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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