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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동체

 

흔히 부부를 가리켜 ‘비익연리(比翼連里)’라고 한다. 이 단어는 비익조(比翼鳥)와 연리지(連理枝)가 합쳐진 말인데, 전설상에 존재하는 새 비익조(比翼鳥)는 날개가 하나밖에 없어서 두 마리가 서로 몸을 맞대고 함께 날갯짓을 해야만 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연리지(連理枝)는 뿌리가 따로 있으나 몸통이 하나여서 갈라놓을 수 없는 나무이기에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비익조와 연리지가 부부를 비유하는 말이 되었다. 이처럼 부부는 한 몸이 되어 서로 돕고 살아가야만 한다. 그렇게 해야만 화합하고 서로 닮아가고 화목해질 수 있다. 또한 부족한 점을 서로 채워가면서 서로의 버팀목이 되고 함께 의지하며 조화를 이룰 때에야 비로소 가정은 지상낙원(地上樂園)이 될 수 있다.

개성과 인격이 다른 두 남녀의 모임이 부부(夫婦)이고 가장 아름다운 공동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30만 쌍이 넘는 부부가 탄생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중에 10% 가량은 국제결혼이라고 한다. 매년 3만 쌍 정도의 다문화 가정이 생겨난다는 말이다. 여기서 문제는 가뜩이나 언어장벽 없이 말이 통하는 한국인들끼리 결혼을 해도 적잖은 부부가 위기극복을 제대로 못하고 이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문화 가정들은 어떨까. 직접 눈으로 보지 않더라도 다문화 가정의 부부들은 사랑의 결실을 이루기 위해 더 많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다문화 가정의 부부들은 오랫동안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다. 이들은 언어는 물론 국적, 문화, 생활습관 등의 차이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다. 그렇지만 많은 다문화 가정의 부부들이 사랑과 이해, 배려의 마음을 가지고 성실히 노력하면서 사랑으로 장벽을 극복하고 현재 살아가고 있다. 이들 부부를 통해 사랑은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이며 우리 가족과 사회, 국가를 살리는 가장 근원적인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두말 할 것 없이 사랑으로 맺어진 최고의 결정체는 바로 ‘가정’이다. 가정 속에서 부부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며, 가정이라는 보금자리에서 새 생명을 잉태하고 서로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행복을 가꾸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 다름을 종종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다문화 가정이 우리와 조금 다른 생김새를 하고 있다고 미리 예단한 뒤 과도할 정도로 ‘우리와 똑같이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람’으로 완벽하게 동화되기를 바라기도 한다. 또한 이들이 우리와 무조건 통합해야 한다는 무리한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우리 모두가 경계해야할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다문화 가정의 부부가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 모두가 다방면에서 적극 도와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다문화 가정에 대한 관심이 일회적(一回的)으로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일원(一員)으로 그들이 소속감을 증진하고 건강한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지속적으로 돕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정착될 때 다문화 가정의 부부가 굳건한 사랑 속에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행복한 가정 공동체를 이룰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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