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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동장군(冬將軍)

1981년 1월 5일 양평 영하 32.6도, 충주 영하 28.5도, 30여년 전 만 해도 몰아치는 우리나라 겨울 한파는 매서웠다. 비록 세가 약해지기는 했어도 맹위는 10년전 까지 계속 됐다. 이런 우리나라 날씨는 한랭 건조하기로 유명했다. 해서 이름도 ‘동장군(冬將軍)’으로 불렀다.

최근 동장군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1.6도 오른 3.1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세번째로 높았다. 올해 뿐 만이 아니다. 겨울이 겨울답지 않은 이상고온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5, 6년은 족히 된다. 따라서 삼한사온은 옛말이 됐고 어쩌다 추위가 엄습해 오면 ‘반짝추위’로 표현할 정도다.

들어본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동장군이란 단어는 ‘겨울장군’을 뜻하는 일본말 ‘후유쇼군’의 한자음이다. 그 속엔 나폴레옹으로 부터 유래 됐다는 내용이 있다. 1812년 5월 나폴레옹은 60만 병력을 이끌고 러시아 원정길에 오른다. 그리고 변변한 전투한번 치르지 않고 3개월 만에 모스크바를 점령하며 승리를 목전에 두는 듯 했다. 하지만 100일을 넘기지 못하고 그의 군대는 40만 희생자를 남긴 채 퇴각하는 치욕을 겪는다. 초속 20m가 넘는 강풍과 혹한을 피할 길 없었고 영하 30도에 육박하는 한파가 그의 무릎을 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록을 본 어느 신문기자가 혹한을 영어로 ‘잭 프로스트(Jack Frost)’라고 하는 데서 착안, 러시아의 추위를 ‘제너럴 프로스트(general frost)’ 즉 ‘겨울 장군’이라 한 것을 일본이 번역해 썼다는 이야기다.

동장군 실종 덕분에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용직이나 노숙인, 연탄 한 장이 아쉬운 어려운 이웃들은 견딜 만 하다. 반면 겨울 축제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화천산천어축제’는 얼음이 얼지 않아 7일 개막식을 한 주 뒤로 미뤘고, 안성 빙어축제도 중순으로 연기했다. ‘불행’중 ‘다행’ 인지 이번 주 내내 기온이 영하 1도 이하로 내려가 겨울 날씨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렇더라도 동장군을 만나긴 어려울 듯싶다.

/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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