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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계파정치의 진정한 청산

 

비박계 일부의원이 탈당하여 신당을 만들자 새누리당은 비대위 체제로 인적청산을 통하여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그마저 친박 핵심세력의 저항으로 순조롭지는 않은 모양이다. 물론 계파정치는 정당정치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과연 친박과 비박 사이에 정책적 차이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원천적으로는 2007년 대선 전 후로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대립에서 친박그룹이 탄생하였다. 그 후 이른바 원조친박이던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이 차례로 박근혜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지고 그들과 가까운 사람들을 비박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 후 세 번의 총선과정에서 공천문제로 대립하여 계파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이다. 따라서 정책적 차이는 크지 않고 인간적 친소관계나 직책의 담당 등에서 오는 차이일 뿐이다. 그런데도 작년 4월 총선에서 상대계파의 공천을 극단적으로 반대하는 모습만 보였고 그 결과 과반수 의석확보에 실패하여 지금의 여대야소 정국을 초래하였다. 급기야 그 비박의 주도와 협조로 탄핵정국이 만들어졌다. 물론 분당이 되자 신당은 차별성을 위해 안보는 새누리당의 정책을 고수하되 사회·경제 분야는 개혁적 정책을 채택한다고 한다. 하지만 정당의 정책은 실천으로 정립되는 것이지 말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우리 계파정치의 현실은 야당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친문과 비문이라는 것 자체가 친노무현 그룹을 계승한 문재인 의원을 기준으로 나눈 계파일 뿐 뚜렷한 정책적 차이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정당과 계파는 실질적 정책의 차이가 있어야

미국의 경우 트럼프 당선자의 행보가 연일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하지만 백인과 중산층 이상의 지지기반, 전통 굴뚝산업 중시, 외교에서의 미국우선주의라는 공화당의 기본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구체적 문제에서 좀 정도가 지나치다 싶은 것들이 있을 뿐이다. 민주당과는 상당히 다르다. 이에 비하여 우리 정당들의 정책차이는 크지 않다. 정당들의 이합집산이 빈번하다 보니 그 정책들이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되기 전에 또 당이 없어지고 새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인물과 지역 위주의 지지기반이 우리 정당들의 특징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대선에서 누가 당선된다 해도 우리 미래의 변화를 예측해 보기 어렵다. 멀게는 1990년대의 3당합당과 DJP연합 등도 정책적 차이가 별로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근에도 개인적으로 여야를 넘나드는 경우가 있었다. 그 중에는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김종인 의원이나 진영 의원 또는 조경태 의원 같은 경우도 있다. 정말 정책적·이념적 차이가 크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정당 차원에 비하여 계파의 경우 각 정당의 큰 정책 범위 내에서 계파별 입장의 차이가 있어야 한다. 계파별 상호 견제와 분화를 통하여 정당정책이 가다듬어지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단순한 인간적 친소관계라면 새로운 문제, 새로운 정책을 매개로 계파의 통합과 분화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상향식 공천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현실과 맞물려 자기 파벌이 아니면 무조건 공천탈락이라는 부작용만 나타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인물이 아닌 정책과 시스템에 의한 정당과 정부

정당은 정권을 잡기 위한 결사체이다.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선거에서 이겨야 하고, 이는 국민들의 지지가 전제되는 것이다. 그러려면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논리이다. 따라서 계파정치의 진정한 청산은 인간적 친소관계에 따른 계파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정책적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모이는 계파정치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큰 틀에서는 각 정당들의 특성이 뚜렷하고 국민들이 개인적 선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특정 개인에 의하여 정당이 만들어지고 없어진다면 선진국이라 할 수 없다. 또한 정당은 시스템에 의해서 운영되어야지 특정인의 의지에 따라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집권당이 민주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국가가 민주적으로 운영된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도 결국 집권당 내 민주적 시스템의 부재가 가져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집권을 꿈꾸는 야당이라면 정책적 대안과 민주적 시스템을 갖추고 국민의 선택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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