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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개심사 배롱나무에게

 

개심사 배롱나무에게

/박일



자네 그림자는

무량수전 부처님 눈빛으로

남아 있네 그려

허리를 낮추어야만 보이는

들꽃의 얼굴이 되어 있네

대웅전 뒤틀린 기둥이

구부러진 허리를 펴고 앉으면

연못에 빠진 구름처럼

자네는 풍경소리를 처마에

매달고 있네 그려

쓸쓸함이 고요함의 내면에

숨어 있는 날에는

바람까지 붙들고

자네는 연못 속에서 가부좌를

틀고 있네 그려

-계간 ‘리토피아’ 겨울호에서

 

 

 

사물의 모습은 1차적으로 눈에 보이는 모습대로일 것이다. 그러나 눈을 감고 바라보면 그 모습은 어떤 것으로 보여질까. 개심사 배롱나무가 연못 속에 빠졌다. 연못에 뜬 배롱나무도 분명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다. 개심사에 서 있는 배롱나무는 그저 배롱나무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연못에 빠진 배롱나무는 개심사의 모든 것을 품고 있다. 사물을 바라보는 위치만 바꾸어도 사물의 인상은 달라지고, 거기에서 시인은 새로운 세상을 읽는다. /장종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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