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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혹독한 구조조정’… 시장 취임 2년 반 만에 빚 다 갚았다

용인시 채무제로 노력·재정운용 방향
경상비 대폭 절감·투자사업 축소
공무원 수당 삭감 허리띠 졸라매
경전철 민간투자비 조기상환 검토
재정 여유분 교육 등에 집중 투자

 

용인시가 17일 마침내 ‘채무제로’를 공식 선언했다. 정찬민 시장 취임 2년 반만으로 2014년 7월 ‘전국 채무 1위’ 당시와 비교하면 놀랄만한 변화로, 당초 계획보다 2년여 앞당겨진 결과다.

특히 시는 재정여건이 점차 호전된다는 판단과 함께 2043년까지 상환할 경전철 민간투자비의 조기 상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이날 “경전철 재정부담 완화를 위해 남아있는 민간투자비를 조기에 상환하는 방법에 대해 적당한 시기에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 “용인경전철에 대한 책임이 시에도 있지만 잘못된 수요예측이 주범으로, 앞으로 이런 방만한 사업, 주먹구구식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 용인시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용인경전철보다 9개월 앞선 2012년 7월 개통한 의정부경전철은 최근 2천억원대의 적자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개통 4년만에 파산절차의 길로 접어들어 용인경전철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용인시의 채무제로를 위한 그간의 노력과 향후 재정운용 방향을 짚어봤다.



◇ 채무제로화 노력= 정찬민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눈앞에 닥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임기내 채무제로화’를 선언하고 긴축재정 운영 등 엄격한 채무관리계획을 세웠다. 우선 대대적인 경상비 절감과 대규모 투자사업 축소 등 혹독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5급 이상 공무원은 기본급 인상분을 자진 반납하고 직원들은 맞춤형 복지포인트를 50% 삭감했다. 또 업무추진비와 초과근무수당, 일·숙직비, 연가보상비, 여비 등을 25~50%까지 삭감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고, 비품구입비 절감을 위해 사무용 집기를 중고로 매입하고, 직원 해외문화체험도 축소했다. 이와 함께 시민체육공원과 같은 대규모 예산 투입 사업은 시기를 늦추거나 축소 등 사업비를 조정하고 사전재정심사 및 지방재정 투융자사업의 심사제도를 강화해 시급하지 않은 사업을 제한했다. 세수증대를 위해 체납세 징수율을 높이고, 유휴 공유재산 매각을 통한 세입 확대에도 나섰다. 이자가 높은 차입금은 조기상환하거나 경기도지역개발기금 등 저리의 차입선으로 전환해 이자를 절감하고 복지와 교육분야 지원도 줄였다.

특히 정 시장은 역북지구 토지매각을 위해 직접 홍보팸플릿을 들고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세일즈에 나서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취임 당시 2천974억원이던 경전철 지방채는 지난 2015년 9월 조기 상환했고, 역북도시개발로 인한 용인도시공사 금융채무 3천298억원도 지난해 4월 모두 갚았다.



◇ 향후 재정운용 방향= 채무제로로 안정적인 재정운용의 발판은 마련됐지만 지난해 중앙정부에서 추진한 ‘지방재정개편’이라는 돌발변수가 발생, 조정교부금 감소 등으로 올해 200억원, 내년에 500억원, 2019년에는 최대 1천억원 가량의 재정손실이 예상된다. 시는 건전재정 유지를 위해 지금까지의 긴축재정 기조를 유지, 재정안정화 기금 마련 등 재정안정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채무제로로 생긴 여유분은 빚 때문에 하지 못했던 교육, 복지, 도시정비 등 3대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우선 지난해보다 56% 늘어난 479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노후된 학교시설 개선과 사교육비 부담 완화를 위한 양질의 교육프로그램 운영에 적극 지원한다. 또 보건소에 ‘원스톱모자보건서비스’를 운영하고 출산장려금과 산모-신생아도우미 지원사업을 확대 실시한다. 주민불편 해소 및 주거환경 개선 등 도시정비를 위해 미급수지역 상수도 공급과 노후 상수관로 정비, 도시가스공급관 확대,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설치 등 시민생활밀착형 사업을 집중 추진한다.

특히 재정여건이 점차 호전된다고 판단해 2043년까지 상환할 경전철 민간투자비를 조기에 상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 시장은 “채무제로를 달성했다고 모든 것이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다”며 “조였던 허리띠를 갑자기 풀게 되면 잘못된 역사는 반복될 수 있으므로 재정문제로 시민들이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건전재정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재기자 c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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