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백화점들이 청탁금지법 시행 후 올해 처음 맞는 설을 앞두고 진행 중인 설 선물세트 판매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설 선물세트 본 판매를 시작한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의 판매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5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거의 없는 정육의 신장률이 -12.3%, 굴비 등 고가세트가 많은 수산 부문 - 11.1%, 청과 부문 -12.5%를 나타냈다.
반면 5만원 안팎의 저가 세트가 많은 건강식품 판매는 5.5% 신장해 대조를 이뤘다.
신세계백화점도 설 선물세트 본 판매를 진행한 지난 12~15일 실적이 작년 동기 대비 1.6%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정육 -1.3%, 수산 -2.7%, 농산 -1.8% 등 5만원 이하 세트 구성이 어려운 품목들은 역신장세를 면치 못한 반면, 저가 선물세트 구성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건강·차는 신장률이 21.7%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저가 선물세트가 많은 대형마트는 사정이 그마나 나은 편이었다.
지난달 8일부터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를 시작한 이마트는 16일까지 예약 및 본 판매 실적 집계 결과 전년 동기보다 약 3.7% 신장했다.
저가 선물세트가 많은 조미료와 통조림은 각각 10.1% 신장했고, 양말 선물세트는 36.7%나 판매가 급증한 반면, 고가품이 많은 축산과 수산 선물세트는 각각 18.9%, 15% 역신장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5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진행한 설 선물세트 판매 실적 집계 결과 전년 동기보다 약 7%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우려했던 대로 설 선물세트 판매 실적이 매우 부진하다”며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확실히 단가가 낮은 쪽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고 앞으로도 실적이 호전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