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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느낌이 좋은 사람

느낌이 좋은 사람

                                                 /권현형



봄눈은 바라보는 자의 눈동자에 쌓인다

첼로와 하프를 위한 흰 눈의 낙법(落法)

저 장엄한 서사의 주인공은



봄눈 내리듯 깨끗이 사라지는 이마



자기 발자국 소리를 천둥처럼 듣는 자

나비, 나비의 흰 망령(亡靈)들



찍히는 자의 혼을 들여다보느라

사진 찍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사진작가의 눈



느낌이 좋은 사람과는 밥을 함께 먹지 않겠다고

고집 부리는 너의 이마 위에 봄눈이 내린다


 

 

 

시는 글로 쓰는 그림이라고도 한다. 한 폭의 수채화처럼 봄눈이 내리는 풍경이 그려지는 시다. 나비의 혼령처럼 사뿐사뿐 봄눈 내린다. 섣부르게 기지개를 켜려던 꽃망울, 기침을 하던 새싹 위로 내리고 있다. 오랫동안 천천히 들여다봐야 할 봄눈을 시인은 느낌이 좋은 사람이라 했다. 사람을 마음에 두면 그 사람만을 쫓아 눈이 따라가듯, 봄눈 내리는 풍경이 가슴으로도 가득 안겨온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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