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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 구속" vs "영장기각 환영" 강추위 속 촛불-태극기

전국 대부분 지역 한낮 기온이 영하권에 머문 데다 굵은 눈발까지 날린 21일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 재벌총수 구속을 촉구하는 13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구속된 직후 열린 첫 주말 집회여서 재벌총수 구속 촉구와 함께 '블랙리스트' 규탄 목소리가 강했다.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친박근혜) 보수단체들은 한층 격해진 분위기로 대규모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재용 부회장 영장 기각을 환영하고, 김기춘 전 실장·조윤선 전 장관 구속영장 발부는 강하게 비판했다.◇ "유전무죄…재벌이 뇌물죄 몸통" 강추위 속 전국서 촛불전국 2천300여개 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조기탄핵 13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박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처음 열리는 집회다.

삼성을 비롯한 재벌이 뇌물죄 '몸통'이라고 주장하며 총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강한 목소리가 나왔다.퇴진행동 법률팀 김상은 변호사는 "횡령액이 50억원 넘으면 5년 이상 징역형이 주어지는데, 이 부회장의 횡령액은 90억원이 넘으니 (이 부회장을) 당연히 구속해야 한다"며 "이런 상식이 왜 이 부회장에게는 통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은 이날 새벽 구속됐다.

집회에서는 블랙리스트를 '공작정치'와 예술 탄압으로 규정한 문화예술인들의 규탄 발언도 나왔다.독립영화사 시네마달 김일권 대표는 "블랙리스트 작성은 '모든 국민이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고 한 헌법 22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김기춘·조윤선 두 사람은 박근혜 최측근이므로 박근혜도 책임을 지고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 즉각 퇴진과 헌법재판소의 조기 탄핵 인용,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사퇴 등도 함께 요구했다.

본 행사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인근으로 행진했다.

종각 삼성타워, 종로1가 SK 본사,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사 등 대기업 건물 방면으로도 행진하며 "재벌총수 구속하라", "유전무죄 규탄" 등 구호를 외쳤다.이재용 부회장의 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부장판사를 파면하라는 구호도 나왔다.

재벌총수들을 체포해 '광화문 구치소'에 가두는 퍼포먼스도 벌어졌다.퇴진행동은 설 연휴 기간인 28일에는 집회를 열지 않을 계획이다.

본 집회에 앞서 진보단체들의 연대체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2017 민중총궐기 투쟁 선포대회'를 열어 "박근혜가 탄핵됐으나 변한 것은 없는 현실에서 2017년을 촛불항쟁 완성을 위한 투쟁의 해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용산 참사 8주기(20일)를 맞아 철거민과 노점상 등 개발사업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사전행사도 열렸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김석기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신대를 '광화문 구치소'에 입소시키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퇴진행동은 이날 서울 32만여명 등 전국에서 연인원(누적인원) 35만여명이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자체 추산한 인원을 공개하지 않았다.서울 외 지역 곳곳에서도 한파를 뚫고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은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대구시국대회를 개최했다.

시민행동은 본 행사 후 행진 도중 박 대통령 생가터(중구 삼덕동) 인근을 지나면서 자체 제작한 '가짜 대통령 박근혜 생가터' 표지판을 설치했다.이곳에는 2013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을 기념해 생가터 표지판(가로 70㎝·세로 240㎝)이 설치됐으나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작년 11월 훼손돼 철거됐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광장에서 열린 경남시국대회 참가자들도 박 대통령 퇴진과 이재용 부회장,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 구속을 촉구했다.

광주 금남로에서도 사법부를 규탄하고 이 부회장 영장 재청구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울산과 대전, 충남, 강원, 제주 등에서도 박 대통령 퇴진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성역없는 수사 등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 "경제보다 정의가 중요? 웃긴다" 친박단체 대규모 맞불집회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단체들은 강추위와 함께 함박눈이 내리는 날씨를 아랑곳하지 않고 대규모 맞불집회를 개최했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무대에 오른 발언자들은 이날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을 한목소리로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은 일제히 환영했다.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판사에게 박수를 보낸다"면서 "헌법재판관들은 조작된 증거가 아니라 법과 진짜 증거에 따라 판결해 사법부의 권위를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좌파들이 조 판사 신상을 터니 이번 판사는 겁이 나 조윤선과 김기춘을 구속했다"며 "세계적 기업 삼성(의 이 부회장)을 마구 구속하려고 안달이 났는데, 경제보다 정의가 중요하다는데 웃긴 놈들"이라고 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헌법재판소가 촛불이 두려워 잘못 판단할 수 있다"면서 "탄핵이 인용되면 그때는 폭동이 일어날 것이고 우리가 혁명 주체 세력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또 다른 단체인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도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연 뒤 탄기국 집회에 합류했다.

탄기국은 이날 집회에 125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서울 도심에 경비병력 193개 중대(약 1만5천500명)를 투입해 질서 유지와 안전사고 방지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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