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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교통사망사고! 가정을 파괴시킨다

 

학교에서는 전교 1등, 집에서는 동생 뒷바라지하기 바쁜 9살 잔소리 대마왕 누나 ‘지호’. 세상물정을 너무 빨리 알아버린 천방지축 7살 동생 ‘선호’.

그런데 두 남매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온다. 남들과는 좀 다르지만 어느 부모보다 남매를 사랑하는 아빠가 큰 위기에 처했다는 것!

아빠를 구하기 위해 4호선 상록수역에서 3호선 홍제역까지 남매들의 험난한 여행이 시작된다.

지갑도 잃어버리고, 동네 깡패가 따라붙고, 배고파 죽겠는데 노숙자들한테 잡혀 죽을 뻔까지 하고, 도대체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거야? 정글의 법칙보다 험난하고 세계일주 만큼 머나먼 대 모험! 과연 ‘지호와 선호’는 무사히 도착해 아빠를 만날 수 있을까?

이것은 2015년에 개봉한 모험 영화 ‘세계일주’의 줄거리다.

우리의 고유 명절 ‘설’을 앞두고 필자가 우연히 본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아이들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했다.

1만7천원짜리 티셔츠 두벌을 훔친 혐의로 파출소에 잡혀간 아빠를 만나기 위해 무작정 떠나는 세계일주. 그 여정에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교통사고로 이미 세상을 떠난 아이들 엄마의 얼굴이 화면에 나타나 경찰관인 필자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설 떡국을 끓어주는 슈퍼마켓 할머니, 지하철 표 값을 마련해 주려는 거리의 걸인(기타 리스트) 등…. 그분들의 마음과 필자의 마음이 같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필자도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다른 나라들은 어떤 노력을 하는지? 필자도 ‘세계일주’를 시작하기로 했다.

2011~2020년(10년간) 유럽 내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절반으로 감소시키기 위해 ‘교통사고 사망자 반감 프로젝트’를 채택(EU)하고 ▲차량 안전장치 장착 ▲도로 인프라 개선 ▲운전자 교육 강화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도로안전 프로그램(Road Safety Programme)’을 시행하고 있다. 그 중에 경찰의 역할은 운전자 단속 부분으로 사망사고의 주원인인 ▲과속 ▲음주운전 ▲안전벨트 미착용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

필자가 교통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세계일주’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세계의 다른 나라도 교통사망 사고의 원인은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노력으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이 선다. 그럼 지금 당장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우리 모두가 시작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엄마와 파출소에 잡혀간 아빠를 찾아 ‘세계일주’를 시작한 ‘지호와 선호’ 남매의 험난한 모험을 다시한번 되새겨 보는 일, 그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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