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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새봄은 그냥 오지 않는다. 해가 바뀌었다고 당연히 오는 것도 아니다. 입춘(立春), 즉 봄을 세우는 자세와 준비가 있어야만 우리에게 다가온다. 조상들은 이 같은 진리를 간파, 입춘첩을 붙이고 남몰래 공덕을 쌓았다. 또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일 년 내내 횡액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려운 이웃을 찾고 행운과 경사를 기원했다.

아무리 혹독한 추위가 닥쳐도 땅속 깊은 곳 봄이 싹트는 소리는 들리는 법이다. 자연의 조화다. 그 시기가 지금이다. 봄을 뜻하는 춘(春) 역시 햇볕을 받아 풀이 돋아나오는 모양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예부터 봄은 생명과 희망의 첫 출발로 여겼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알린다고 해서 하늘의 뜻에 따르지 않는 불경스런 행위도 자제했다.

2월, 늦추위가 기승을 부리고는 있지만, 저 멀리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나 숨결은 예사롭지 않다. 세상엔 호락호락 이루어지는 게 없는 것처럼 대길(大吉) 다경(多慶)일지, 불사춘(不似春)일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칠어서다. ‘새봄이 시작되니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바란다’는 뜻을 담은 건양다경(建陽多慶)이란 문구도 집집마다 어김없이 나붙을 테지만 바람같이 되리라 확신하는 사람 또한 많지 않다. 오히려 혼돈을 걱정하는 이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 동풍이 불어 언 땅이 녹고, 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며,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니기 시작하는 ‘입춘절’이 시작됐다는데 말이다.

사실 돌아보면 지난 겨울은 혹독했다. 새삼 설명치 않아도 세파는 매웠고 삶은 추웠다. 몸은 나무처럼 헐벗었고, 마음은 빈 가지처럼 시렸다. 그런 배신감과 자괴심을 가슴에 묻으며 ‘분노의 계절’을 넘어 왔다. 때문에 올해의 봄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봄이라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내일(4일)은 ‘진정한 한 해의 시작이자 봄의 기점’이라는 입춘이다. 봄이 오기를 갈망하는 대선 주자들의 마음 다짐도 새로울 듯싶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의 기운을 느끼듯, 절망의 터널에서 희망을 쓰는 각오였으면 좋겠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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