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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용인시 새로움의 시작, 채무제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란 소설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언이 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인간은 하나의 틀을 뛰어넘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벽, 기존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무’에서 ‘유’가 되기 위해서는 ‘창조’ 즉, 새로움이 필요하다.

시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시청 정문을 자동 슬라이딩 도어로 바꾸고, 강연과 각종 행사가 펼쳐지는 시청 강당의 깎아지른 연단을 사람들이 오고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며, 관내 공연장에 장애인석을 별도로 설치한 것이다. 이렇게 변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한 것이었다. 성별, 국적, 연령의 높고 낮음, 신체적 능력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소통하는 곳으로 바꾼 것이다.

또 시청 1층을 문화·예술·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했으며 2015년 7월 시청사에 처음 개장한 물놀이장은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개장 첫날은 그야말로 ‘사람들의 용인’이 시작된 날로 기억된다.

2014년 7월 용인시장으로 취임할 당시 우리시는 ‘채무1위 도시’라는 오명에 시달려왔다. 경전철 2천974억원을 포함한 지방채 4천550억원, 용인도시공사 금융채무 3천298억원 등 총 7천848억원에 달했던 채무가 있었고, 지난 30개월간 갚은 이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상환액은 8천211억원에 달했다.

밤잠을 설쳐가며 ‘채무’와의 고통스런 싸움을 시작했으며, 어떻게 하면 재정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수없이 고민해 왔다.

그 해답은 재정 위기를 모라토리움 같은 선언이 아닌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시민, 직원과 함께 극복하자는 것이었다. 다 무너져가는 용인시를 살리고 새롭게 이어져가는 새로움의 희망을 이야기할 나의 조력자는 시민과 직원들이었다.

그 결과, 우리시는 지난달 17일 시민, 직원들과 함께 채무없는 도시를 공식 선언했다. 채무제로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역북지구 개발 금용채무와 경전철 지방채였다.

역북지구 개발사업은 CEO 경영마인드로 접근했다. 역북지구는 2년 전만 해도 택지 미분양으로 3천억 원이 넘는 빚이 쌓이면서 용인시를 파산지경으로 몰고 갔다.

수년동안 답보상태이던 역북지구내 토지매각을 위해 아파트건설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여러차례 설명회와 면담도 개최하는 등 직접 세일즈에 나섰다.

취임하면서 역북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한 토지매각을 활성화해 금융비용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다. 게다가 토지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계획을 변경하고 공사비를 절감한 것도 수지개선에 한 몫 했다. 이러한 노력끝에 역북지구 택지가 모두 분양되면서 그동안 쌓여만 가던 도시공사 금융채무 3천298억 원을 모두 갚았다.

또 2015년 9월30일 용인 경전철 지방채를 전액 상환했다. 경전철이 한때 시 재정여건에 큰 부담이 됐지만 적극적으로 활성화 정책을 펼쳐 하루 이용승객 최고 4만명, 누적승객 2천500만명을 돌파했다.

당초 2018년 말까지 채무제로화를 목표로 했는데 2년 앞당겼다. 이는 100만 용인시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3천여 공직자들의 뼈를 깎는 고통분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직원들은 시장을 믿고 따라 주면서 급여 동결과 수당 감소 등을 감내해 주었다.

100만 시민이 소통하며 지혜를 모을 때 도시는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오로지 시민의 말에 귀 기울이고, 언제나 시민을 먼저 생각하며 100만 시민 누구나 행복한 ‘100만 대도시 사람들의 용인’을 실현하고자 앞으로도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온갖 고통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얻은 ‘채무제로’ 이후의 새로운 세상에서 또다시 재정적자로 시민과 직원이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재정관리에 모든 시정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이제 채무제로를 넘어 100만 용인시민과 100만 대도시의 새로운 출발을 하고, ‘사람들의 용인’을 위한 새로운 희망의 길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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