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치료 포기한 환자들에 생명의 소식 뜨거운 심장을 선물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심장이식 전문병원

부천 세종병원

이현섭(가명·42)씨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였지만 당뇨로 인해 이미 심장근육이 괴사돼 타 병원에서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그러나 경과가 호전되지 못했고, 결국 심근경색이었던 병은 심부전으로 이행되고 말았다. 이에 이씨는 심장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세종병원을 내원하게 됐다. 이곳에서 주치의인 심장내과 김경희 과장은 주사, 약물치료 등을 통해 이씨의 심장상태를 관찰했고, MRI 결과상 심장이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이식 수술을 제안했다. 이후 이씨는 장기기증원에 심장이식을 신청, 심장이식술을 받고 회복기간을 거친 후 한달여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씨는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너무나 막막했고, 이제 끝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식이라는 한줄기 빛을 만나 새 삶을 살 수 있게 됐다”면서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민간병원 최초 심장이식 수술 진행
2015년 1월 이식 전담센터 개소

회복불능 말기 심장질환자 한정
성공 이식 위해 사전 충분한 검사

이식 수술 4시간 넘어가면 문제 생겨
심장 적출∼이식 의료진 협력 중요

풍부한 치료경험 갖춘 의료진 포진
전담 간호사 등 메디컬 인프라 갖춰


세종병원, 심장 이식 수술 ‘제2막’ 열다

대한민국의 심장병 치료를 선도해 온 의료기관 중 하나인 세종병원은 1990년대에 대한민국 3번째로, 민간병원으로는 최초로 심장 이식 수술을 시행하는 등 꾸준히 수술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중단됐고, 이후 심장 이식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좀 더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2015년 1월 전담 센터를 개소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그동안 중단돼왔던 심장 이식 수술을 다시 시행하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말기 심장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장 이식 수술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삶의 질 높이고 일상생활 복귀 위한 심장 이식

일반적으로 끊임없이 우리 몸의 혈액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면서 전신으로 순환시켜주는 심장이 기능을 상실했을 때, 즉 심장에 회복 불가능한 손상이 발생해 내과적 약물치료, 외과적 수술 및 중재술로도 치료가 되지 않을 때 회복 불가능한 심장을 제거하고, 뇌사자에게 받은 건강한 심장을 이식하는 심장이식술을 시행한다.

심장 이식은 심장 기능 상실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고,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주 목적이다.

심장 이식의 대상이 되는 대표적인 심장질환으로는 심근병증, 관상동맥질환, 심장판막질환, 선천성심장질환 등에 의한 심부전이 있다.

성공적인 심장 이식을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검사가 진행되어야 하며, 여러 동반 질환이 없고 심장의 기능이 좋아질 가능성이 전혀 없으며, 회복이 불가능한 말기 심장 질환 상태로 판단되는 경우에 한정해서 진행한다.

특히 이식 대상자는 여러 항목을 고려해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의해 선정된다.

KONOS는 이식 대기자로 등록되고 뇌사 장기 기증자가 발생할 때 이식 대기자 중 나이, 대기시간, 혈액형, 응급도, 감염성 질환 유무 등 다양한 항목을 고려해 대상자를 선정한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심장 이식 대기시간은 177일이며, 심장 이식의 경우 대기 환자는 많지만 장기 기증자의 숫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기기간이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수년이 될 수 있다.



이식 수술 후, 약물 복용과 감염 예방 주의해야

이렇게 선정되면 심장 이식 수술을 진행한다.

공여자의 심장 적출 후 이식까지 심장에 혈류 공급이 되지 않는 심근허혈 시간은 심장 이식 수술 성공의 중요한 열쇠다. 보통 4시간을 넘어가면 심장기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적출부터 이식 수술까지 전 과정에서 심장 이식 전담팀 내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

수술을 마친 환자들은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게 된다. 이식 직후에는 정상적인 심장의 기능을 위해 승압제와 영양 공급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일시적으로 체외순환기를 통해 심장의 기능을 보조하기도 한다. 이후 다른 문제가 없다면 일반 병실로 이동하며, 수술부터 퇴원까지 약 1개월가량 소요된다.

이식 받은 후, 심장의 모든 부분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염 예방과 약물 복용이다.

손을 잘 씻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이식받은 후에는 이식된 심장에 대한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한다.

그러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게 되면 체내의 면역 기능이 저하되므로 감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최고의 의료진들로 구성된 다학제 협진시스템 운영

심장이식 수술을 전담하는 장기이식센터는 심장 이식술을 필요로 하는 질환에 대해 풍부한 치료 경험이 있는 의료진과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전담 간호사 등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2013년부터 심장이식준비위원회를 통해 매월 회의를 열어 의료진 간의 정보를 공유하고, 심장내과,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응급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의 긴밀한 협진과 심전도실, 특수검사실, 영양팀, 약제팀 등 유관부서와 연계해 치료방법을 논의한다.

이러한 전문 인력과 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증 및 이식 절차, 수술장 준비, 검사실 및 의료진 간 협조가 원활히 이뤄져 성공적으로 심장 이식술을 시행하고 있다.

김경희 심장이식센터장은 “국제심폐이식학회의 통계에 의하면 심장 이식을 받은 환자의 생존기간은 평균 10년이지만 한국은 더 길어 평균 15년 정도고, 대부분의 환자들이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고될 정도로 많은 환자분들이 가정과 사회로 잘 복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를 포기했던 많은 심장환자들에게 새 삶을 전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하고, 올해에도 다양한 연령대의 말기 심장병 환자들에게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부천=김용권기자 ykk@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