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미래인문학]대한민국이 앓고 있는 교육당뇨병

 

인류는 당초 곡물이 흔한 환경에서 진화하지 않았다. 오늘날 석기시대 식단과 지중해식이 유행하는 이유는 인류가 호모사피엔스급으로 진화한 이후에도 구석기시대 상태로 99.99% 생활했기 때문이다. 인류는 600만년 중 고작 1만년의 농경 역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인류는 농경의 부작용을 새롭게 겪고 있다. 농업과 농약, 비료의 발명은 인류의 배고픔을 거의 해결했지만 당뇨병에 걸리는 인구를 증가시켰다.

당뇨병이 암의 전조증상이라는 스티브 잡스 주치의의 얘기를 들어보면 당뇨병은 작은 병이 아니다. 이와 비슷하게 인류는 학교와 교육의 부작용을 겪고 있는데, 바로 ‘교육당뇨병’이다. 교육당뇨병이 교육암(癌)으로 진화한 모습을 우리는 TV에서 자주 본다. 무슨 이유로 많이 배운 사람들이 더 비윤리적이고 기억이 더 나지 않을까? 왜 헌법을 어기고도 불법인줄 몰랐다고 할까?

인류 역사의 오랜기간 곡물은 그리 흔하지 않았다. 그래서 곡류 탄수화물로 인한 혈당과잉은 근육과 간에서 당분을 받아들이는 수용체의 신호체계를 망가뜨린다. 마치 교육과 지식의 과잉이 책이나 교육을 흔하다는 이유로 멸시하게 만드는 현상이 교실에서 일어나듯 우리 몸이 당분을 귀찮게 여기는 병이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넘치는 당분을 어딘가에 쓸 시간이 없으면 생긴다. 그리고 교육당뇨병은 배운 지식을 세상이 이롭도록 쓰거나 실천하는 경험 없이 20년 30년 그저 배우기만 하기에 생긴다.

몸이 당뇨병에 걸린 줄 모르고 당을 전달하는 본능에 충실한 인슐린은 학부모의 뜨거운 교육열이거나 교사들의 전통적 직업정신이다. 인슐린은 뜨겁게 열심히 일하려 하는데 근육과 학생들은 당이나 지식정보를 더 받아드릴 의욕이나 로맨스가 없다. 이때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하다고 느끼며 과로하다가 망가지게 된다. 당분과 지식전달을 줄이고 운동과 실천의 경험을 줘야 한다. 가정살림을 걱정하는 소년소녀가장은 실천과 함께 공부를 하는 것이다. 고등학생들이 18세 선거권을 주장하며 광화문에 나가 촛불을 들고 명쾌한 연설을 하는 것도 실천이다.

‘중용’에서는 공부의 5단계를 공평하게 소중하다고 말한다. 박학(博學), 심문(審問), 신사(愼思) 명변(明辯), 독행(篤行)이다. 동물의 두뇌는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해서 생겼고, 인간의 지능은 사냥과 축제를 통한 예체능활동을 통해서 급격히 발달했다. 진화심리학적 발달과정을 보면 사냥과 축제를 하면서 활용하는 신체활동과 협업의 과정이 인간을 더 강하고 영리하게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핀란드의 수업이 최첨단 학습도구를 활용하거나 새로운 교수학습방법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융복합형 수업과 협동학습, 스스로 자료를 만드는 포트폴리오 평가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밖에서 현상을 관찰하고 문제점을 탐구하며 교실에서 발표하는 ‘거꾸로 교실’은 뭔가 새로운 계획을 실천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어야 한다는 것이 ‘중용’의 입장이다.

예술이나 신체활동이 결합된 학습과 협업의 능력과 자기주도성에 집중하는 PBL(Problem Based Learning, 문제중심학습)은 현상, 문제, 계획 3가지를 바탕으로 하는 학문사변행(學問思辯行)이다. 원시의 사냥과 비슷한 체험학습은 이론과 실제가 구분되지 않는다. 학교와 사회가 구분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도 인류의 지능을 발달시킨 사냥과 요리, 축제에서 볼 수 있다.

현대 공교육은 사냥의 방법을 배우는 일과 진짜 사냥이 분리되어 있다. 중용이 말한 공부 5단계가 균형을 잡아야 교육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다. 자유학기제는 더 확대되어야 하며 학생들의 독행을 돕는 기업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PBL이 현상의 관찰에서 문제를 발견하여 해법을 기획하는 3단계로 이루어지듯이 학문은 심문과 신사를 거쳐 명변이나 독행으로 바로 이어져야 ‘교육당뇨병’에 걸리지 않는다. 당(지식)이 너무 흔해지면 귀한 것을 모르고 거부하게 되면 걸리는 것이 당뇨병이다. 한국은 지식이 절대로 자기의 힘이 되지 않는 교육당뇨병에 걸려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