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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난해지는 악순환의 고리 사회적 연결망으로 끊어라

저자, 책 통해 다양한 해결책
현대인들 마음의 지표 제시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전공의와 전임의 과정을 마치고 현재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로 후학양성 및 진료에 힘쓰고 있는 하지현 교수는 불안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매일 만나면서 진료실 밖 세상의 변화가 개개인의 마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따라서 그는 최근 10여 년 동안 한국인의 마음의 지형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즉 사회 전반에서 관찰할 수 있는 병리학적 징후들을 통해 그 마음에 켜진 위험신호가 어디에서 온 것이고 그것이 어떤 상황과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인지, 그 심리학적이고 사회학적인 의미를 분석해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흙수저’, ‘금수저’라는 신조어가 통용되고 있는 현실 속에 현대인들은 보통이라도 되려고 노력하지만 결코 만족감을 얻을 수 없고 마음이 가난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개인의 문제는 데이트폭력이나 묻지마 폭력, 여혐 등 공격성을 지니며 사회문제로 나타나기도 하며 다른 극단에서는 자기만의 밀실에 들어가 스스로 ‘이긴 것도 아니고 진 것도 아닌’ 그러나 ‘지지는 않은’ 상태를 유지하며 살아가거나(정신승리), 현실은 암울하고 미래는 불안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다고 느끼거나(사토리 세대), 집이나 자동차를 사려는 꿈은 없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작은 것을 사거나 즐김으로써 행복하다고 느끼는(길티 플레져) 사람들을 양산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지금 밀실과 광장, 혼밥과 소셜 다이닝, 정보 과잉과 결정장애라는 양극단을 사이를 끊임없이 진자 운동하며 살아가고 있다. 끝없는 불안함과 불확실성은 더이상 개인의 노력만으로 벗어날 수 없다고 밝힌 저자는 책을 통해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책은 한국인의 마음의 지형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1~2부), 3부에선 이미 여러 개인들과 단체들에 의해 실험되고 확산되고 있는 인간적 삶을 위한 노력을 확장시킬 수 있는 심리학적 방법들을 제안한다. 먼저 ‘나는 트라우마보다 강한 존재다’라는 확신으로 자신의 정상성을 넓히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히며 또한 버티는 것만이 답이라고 여기고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에 새로운 가능성을 줄 수 있는 자극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이는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제 우리는 나를 넘어선 우리를 둘러봐야 한다.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은 어떤 노력과 시도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노력은 우리와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으며, 또 그로인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나갈 것인지, 아니 나와 너 즉 우리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공감하고 연대하면서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살펴보고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마음 보고서’는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믿을 수 있는 마음의 지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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