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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2017 유럽미술 그랜드 투어에 대한 기대

 

세계문화인의 시선이 올해 유럽으로 몰려있다.

2007년 이후 10년만에 동시에 2년 주기 이탈리아 57회 베니스비엔날레(5.13~11.26), 5년 주기 독일 14회 카셀도쿠멘타(4.8~7.16-그리스 아테네, 6.10~9.17-카셀), 10년 주기 독일 5회 뮌스터조각프로젝트(6.10~10.1), 2년 주기 14회 프랑스 리옹비엔나레(9.20~12.31)가 열린다.

이 동시대미술현장에서는 인문학적 영역의 역할이 커져가는 정치, 사회, 역사이슈에 대한 철학적 논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지식인과 예술가 집단이 가장 설득력 있고 전위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관점을 표현한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국가간의 전략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문화전쟁의 또다른 차원으로 평가된다.

제57회 베니스비엔날레는 프랑스 국립 현대미술관인 퐁피두센터의 크리스틴 마셀 선임큐레이터가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을 맡는다. 비엔날레의 주제는 예술 만세라는 뜻의 ‘비바 아르테 비바’이며 전세계 51개국에서 초대된 120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본전시와 국가관 전시가 있다.

1955년부터 독일 중부도시 카셀에서 개최되는 카셀도큐멘타는 현대미술의 미래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미술행사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카셀도큐멘타는 그리스 아테네와 독일 카셀 두 곳에서 시차를 두고 개최된다. 폴란드 출신 큐레이터 아담 심칙이 총감독을 맡아 ‘도큐멘타14-아테네에서 배우기’라는 주제로 서구 민주주의의 기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여 현재 유럽 사회의 새로운 탈출구 대안을 제시한다.

1977년에 시작한 뮌스터조각프로젝트는 유럽의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선정된 독일 뮌스터에서 열리는 야외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창립멤버인 캐스퍼 쾨니히 쾰른 루트비히미술관장 등 3명이 큐레이터를 맡았으며 도심 곳곳을 거닐며 전시된 조각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1991년 시작되어 3회 3부작으로 6년간 진행하는 ‘모던’이란 주제의 프랑스 리옹비엔날레는 작가로서 가장 기대하는 행사이다. 보수적인 미술관과 진보적인 비엔날레가 이상적인 조화를 가졌다는 국제적 평가도 이유지만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수원미술 미래의 대안으로 보기 때문이다. 첫해부터 28년간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티에리 라스파이는 1984년에 개관한 리옹현대미술관 관장으로 비엔날레 기간에는 미술관이 행사장이 되게 하고, 전시작품 중 일부를 소장하여 다른 비엔날레기간에 새로운 주제로 전시한다. 지역 주민들의 동참을 얻어내어 여러 전시장, 상점와 레스토랑, 아파트까지 관람할 수 있게 지역 자체를 커다란 축제의 장소로 만든다. 방문객과 지역주민, 청소년도 함께 비엔날레를 향유한다는 프랑스적인 특성을 살리며 지방작가들에게도 국제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서유럽인들은 르네상스 이후 반드시 치러야 하는 통과의례처럼 유럽을 가로질러 알프스를 넘어 이태리로 가는 꿈을 가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 시절 영국은 유럽의 패권자로 군사, 정치, 경제적 힘을 가졌으나 여전히 유럽 변방의 촌스러운 나라였다. 예술, 학문, 교육, 유행의 중심은 프랑스 혹은 이탈리아로 자신들을 억누르던 문화적 열등감에서 벗어날 필요성을 느끼며 루소, 볼테르 등 당대의 지식인들을 방문하는 것도 목표로 삼아 투어를 시작하였다. 그랜드 투어는 지식과 사상을 전파하여 오늘날 유럽인들의 의식을 형성하는 데 역할을 하며 취향, 교양, 지식을 공유하고 서로를 자극해 지적인 발전을 이끌었다. 아름다운 미술, 연극, 음악은 예술이 고급 문화로 정치권력을 넘어 세련된 취향의 교양인의 필 요소로 유럽을 하나의 단위로 파악하는 코스모폴리탄 인식을 퍼지게 만들었다.

해외여행이 쉬워진 오늘날 미술이라는 테마를 가진 2017 유럽미술 그랜드 투어는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보며 안목을 넓히고 세계관을 활짝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으며 혼란한 세상속에서 언젠가 우리도 한반도의 특성을 살려 대륙과 해양으로 뻗어나가는 희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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