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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사∼백룡촌 드라이브…춘삼월의 진풍경을 만나다

 

8일, 녀성들에게만 반나절 ‘일탈’해도 좋다는 특권이 주어졌다. 수다 떨기도 쇼핑도 아닌 내 맘대로 드라이브를 즐기기로 했다. 춘삼월이라지만 아직은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아 꽤 맵짠 날씨다. 연길시외곽의 소하룡촌 동래사에서 출발해 월청진 백룡촌을 경유, 도문까지 갔다가 다시 연길로 빙 둘러 돌아왔다.



잘못 들어선 길서 만난 ‘수묵화’

사실 처음부터 계획없이 떠나진 않았다. 몇해전부터 쭉 아껴온 마소선(마패∼소하룡)을 따라 가보기로 했었다. 등산객들에겐 꽤 유명한 코스라 어렵지 않게 찾아 들어섰다. 그러나 길우에 꽁꽁 얼어붙은 얼음이 복병이였다. 평지는 어찌어찌 가속페달에서 발을 뗀채 미끄러져나왔지만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되는 올리막에도 두텁게 깔린 얼음을 보는 순간 차머리를 돌렸다.

덕분에 오불꼬불 이어진 분위기 있는 산간도로를 찾아 내처 달렸다. 원래 길보다 몇배나 좋은 풍경을 눈에 담을수 있었다.



제자리를 찾은 천년송

동래사 축조는 소하룡촌 천년송이 다칠가 애초부터 썩 내키지 않는 소식이였다. 내 눈으로 확인하고싶어서 마소선에서 빠져나오며 동래사에 들렀다. 부질없는 걱정이였다. 천년송은 동래사에서 제자리를 찾은듯했다.

세그루의 천년송은 여전히 소소리 높았고 짙푸른 빛갈의 나무잎 사이로 비쳐보이는 동래사 전각들에 멀리 겨울산까지 병풍처럼 둘러서줘 제법 운치 있었다. 청아한 풍경소리까지 더해져 인터넷으로만 접했던 여느 심산속 오랜 산사의 고즈넉한 분위기도 슬쩍 났다.



쓸쓸함에 더 돋보인 백년부락

백년부락은 주내에 널리 알려진 곳이다. 굳이 찾아간것은 아니다. 뉴스에서 접했듯 농사차비로 분주할것이라고 여겼던 예상을 깨고 적막하기 그지없는 겨울들판을 20~30킬로메터는 족히 달렸을즈음 기교없이 소박해보이는 돌탑 서너개가 눈에 들어왔다. 마을도로를 따라 돌탑을 찾아가보니 백년부락이였다.

섬세하지 않아서 아름다운, 고풍스러운 백년부락 입구를 별 구애 없이 들어섰다. 계절이 계절인만큼 한적하고 조용했다. 그러나 흐르는 시간이 더 큰 아름다움을 안겨주는 고택답게 백년가옥은 시간의 뼈대가 드러나는 겨울에 쓸쓸함이 더해져 더욱 돋보였다. 흑회색, 갈황색이 어우러져 오래된 색바랜 사진처럼 겨울풍경속에 그대로 멈춰버린 백년가옥이 백년부락에 주는 천근 무게에 이 계절에 찾아간것이 다행스러웠다.

백년부락에서 도문까지 이어지는 변경도로를 달리며 주변의 모습들이 가끔 눈에 들어왔다. 그걸 오래간만에 느끼는 재미도 쏠쏠했다. 도심을 빠져나와 가벼운 드라이브를 즐기려는분들께 추천할만한 코스다.

/글·사진=박은희 기자·최미경 실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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