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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부는 바람에 찬기가 여전하다. 아침저녁으론 끝이 매섭기까지 하다. 춘분이 낼 모레고 남녘에서 꽃소식이 전해진 지 오래지만 봄을 시샘하는 ‘심술꾸러기’의 너스레는 여전하다. 이제 막 나무에 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중·북부지방 산간에 서둘러 나온 봄싹들이 움찔거리는 듯하다. 하지만 봄이 오긴 온 모양이다. 변덕스럽지만 뺨에 스치는 바람이 어딘지 모르게 부드러움이 느껴지니 말이다.

봄바람의 이름이 다양한 것도 변덕스러움과 무관치 않다. 솔솔 부는 ‘실바람’, 보드랍고 화창한 ‘명지바람’, 하늘거리는 ‘미풍’ 등등 듣기만 해도 정겹다. 또 꽃을 시샘한다 해서 붙여진 ‘꽃샘바람’과 옷깃을 여미게 하는 ‘살바람’은 아주 매섭다. 논밭을 회오리처럼 가르는 ‘소소리바람’이나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샛바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봄바람에 여우가 눈물 흘린다”는 말도 생겼다.

계절의 흐름을 거역할 수 없듯 봄바람은 앞으로 더욱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올 게 분명하다. 바람도 완연한 춘풍(春風)으로 바뀌어 초목은 자라나고 꽃은 만발할 것이다. 비록 보이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봄바람의 색깔은 울긋불긋 꽃대궐을 연상시키는 분홍과 움트는 새싹 색인 연두라 말한다. 또 느끼고 있노라면 어디론가 떠나고픈 설렘도 생긴다고 한다.

국내 최대 매화 군락지 섬진 마을엔 이런 맘을 갖고 떠난 상춘객들이 벌써부터 북적이고 꽃망울을 터뜨린 매화와 산수유를 보며 봄을 만끽하고 있다. 비록 아쉽게도 대부분의 봄꽃 축제는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의 확산 우려 탓에 취소됐지만 부는 봄바람은 여전히 사람 맘을 흔드나 보다.

“바람아/ 봄에부는바람아/ 산에/ 들에/ 불고가는바람아/ 자네는 어제오늘 새눈트는 버들개지에도불고/ 파릇하다/ 볏갓갑은 언덕의잔듸풀/ 잔디풀에도불고/ 하늘에도불고/ 바다에도분다” 김소월의 시 ‘봄바람’처럼 지금 전국에 봄바람이 분다. 이번 주말엔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했다는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진월에서 월길, 신구, 신아’ 등의 마을들을 돌아보며 강변 드라이브나 즐겨볼까 싶다. 화사한 매화 웃음이 벌써 눈앞에 아른거린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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