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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朴 전 대통령 탄핵 무효 백악관청원 부끄럽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우리나라 헌정사에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으로서의 정해진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둔 최초의 부녀 대통령으로 한국 역사만이 아니라 전 세계 역사에 기록되었다. 두 부녀가 대통령직을 그만두게 된 결정적 이유는 바로 민주주의에 대한 불성실한 이행 때문이었다. 두 부녀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수호하면서 국민을 정치권력의 중심으로 삼기보다는 대통령과 측근 인물들을 권력의 중심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일명 10.26사건이라 불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80%가 넘는 국민들의 반대가 지속적으로 나타났고, 마침내 헌재에서 탄핵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당한지 하루가 지나지 않아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삼성동 사저에 가서 마마라고 외치며 우는 모습은 조선시대 국왕을 잃은 것과 똑같은 모습이다.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탄핵인용을 인정하지 못하고, 헌재 재판관들을 빨갱이라고 몰거나, 탄핵 최종 선고를 한 이정미 헌재 위원장 직무대행의 생명을 위협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여기에 더해 탄핵이 잘못되었다고 미국 대통령의 근무처인 백악관에 탄원 무효 청원을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관련된 일에 대해 억울한 일이 있을 때 백악관 홈페이지에 1만명이 청원을 제기하면 백악관이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것이 백악관 청원제도이다.

덕수궁 대한문 앞 광장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하는 분들이 태극기와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는 우리 대다수의 국민들이 상식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한미관계의 특수성과 집회 참가자들의 보수성 때문에 이해할 여지도 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하여 대한민국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잘못되었으니 이를 무효화 해달라고 백악관에 청원을 하는 것은 정말 도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이 주권국가가 아닌 미국의 꼭두각시 국가라라고 천명하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너무도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미국 대통령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철회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해방 이후 우리 사회의 잘못된 내용이 무엇이고, 민주주의의 훼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판단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와 경제를 회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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