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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만나길"…세월호와 함께 떠오를 미수습자 9명

세월호가 가라앉은 지 1천73일만인 2017년 3월 23일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동안 세월호가 물 위로 떠오르길 누구보다 애타게 기다려온 건 9명의 미수습자 가족으로, 이들에겐 아들, 딸, 남편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기만 하다.

단원고 희생 학생 4명과 교사 2명은 3년 가까운 긴 시간을 바닷속에서 기다려왔다.

수학을 유독 좋아했던 조은화(사고 당시 2학년 1반) 양은 학창시절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던 우등생이었다.

등교할 때면 ‘버스에 탔다’, ‘어디를 지났다’, ‘학교에 도착했다’며 엄마에게 문자를 보냈고, 엄마 혼자 밥을 먹을 때면 앞에 앉아서 숟가락에 반찬을 얹어 주는 정 많고 사랑스런 아이였다.

유치원 선생님이 꿈이었던 허다윤(2반) 양은 중학생 때부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해왔다.

3년 전 수학여행 길에 오르면서 아버지의 검정 모자가 마음에 든다며 빌려 가던 것이 마지막 모습이 됐다.

2남 중 막내인 박영인(6반)군은 성격도 발랄하고 쾌활했다.

체대로 진학해서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하고 싶어했다. 영인 군의 어머니는 사고 전 아들이 “축구화를 사달라”고 했지만, 미처 사주지 못한 게 여전히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영인이와 같은 반이었던 남현철 군은 5반 고(故) 이다운 군의 자작곡 ‘사랑하는 그대여’의 작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철이는 기타실력도 상당했다.

고(故) 고창석 교사는 참사 당일 학생들의 탈출을 돕느라 본인은 정작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교사의 아내는 세월호 참사 당일 아침 남편으로부터 받은 “애들을 돌보느라 고생했다. 미안하다”는 문자 메시지가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고(故) 양승진 교사는 세월호 참사 당일 선체가 기울자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제자에게 벗어주고 학생들이 있는 배 안으로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미수습자 중 나이가 가장 어린 권혁규(사고 당시 7세)군은 아버지 권재근(당시 51세·미수습)씨와 어머니 한모(당시 29세·사망)씨, 여동생 권지연(당시 6세)양과 서울 생활을 끝내고 제주도에서 감귤 농사로 새출발하기 위해 이사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평소 여동생을 끔찍이 아꼈던 권 군은 사고 당시 어머니를 도와 여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탈출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양은 단원고 생존자 2학년 박호진 군 등에게 발견되면서 가까스로 구조됐다.

또 다른 미수습자인 이영숙씨는 1년 뒤 제주도로 이사 올 아들의 짐을 싣고 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

/이상훈기자 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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