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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지갑 새 소비 트렌드… 불황형 소비품목 뜨고 가용비 따진다

G마켓, 지난해 색조 화장품 판매 전년보다 34% 증가
소주·담배 판매 늘어… 다이소 매출 전년비 30% 급증
불황기 지속 돈 아끼며 품위유지·심리만족 제품 인기
1ℓ커피· 750㎖ 요구르트 등 대용량제품

경기불황의 여파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립스틱, 술, 담배 등 불황형 소비품목 매출과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 좋은 제품들을 구입하려는 소비 성향이 늘고 있다.

불황기에 돈을 최대한 아끼면서도 품위를 유지하고 심리적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성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6일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G마켓의 색조 화장품 판매가 전년보다 34% 늘었다. 색조 화장품 중 립스틱이 36%, 매니큐어가 26% 각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색조 화장품 매출도 전년보다 17.8% 증가했고, CJ올리브영 역시 색조 화장품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0% 늘었고, 이 가운데 립스틱은 무려 120%나 급증했다.

주류 중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소주 판매가 증가했으나, 위스키 같은 고급술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한 해 이마트에서 한 병에 1천190원에 팔리는 소주 매출은 전년보다 8.7%, 올해 1∼2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 각각 늘었다. 반면 700㎖ 한 병에 4만4700원인 시바스 리갈 12년산을 포함한 위스키 매출은 이 기간 각각 0.5%와 0.8% 줄었다.

담배도 지난해 약 729억 개비가 팔려 전년(667억 개비)보다 9.3% 증가했다.

특히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소비자들이 싼 가격에 대용량 제품을 사려는 욕구가 반영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이어 가용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아 업체들이 대용량 제품을 새롭게 내놓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는 지난해 1ℓ에 달하는 대용량 커피 ‘메가 아메리카노’(946㎖)를 출시했다. 스몰 사이즈(355㎖)나 레귤러 사이즈(450㎖)보다 양이 2∼3배에 이르지만 단위당 가격은 메가 사이즈가 스몰 사이즈보다 절반가량 저렴하다.

서울우유도 경제적 부담 없이 요구르트를 즐길 수 있도록 일반 요구르트(60㎖)와 비교해 12배 이상 많은 서울우유 750㎖ 오렌지 요구르트를 내놓았다.

다이소 등 저가 유통업체와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매장 모든 제품이 거의 5천원 이하이고 2천원 이하 제품 비중이 70∼80%에 이르는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1조5천6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0% 늘어났다.

G마켓의 지난해 중고 제품 판매는 전년보다 240%, 옥션에서는 15% 각각 증가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G마켓의 경우 중고 소형가전이 2천650%, 중고 골프채는 186%나 급증했다.

도내 유통업체 관계자는 “1930년대 미국 대공항기에 경제가 어려운데도 립스틱 매출만은 오르는 기현상인 ‘립스틱 효과’가 발생했고, 일본에서 과거 내수가 살아나지 않았을 때 백엔 숍 등 다이소 같은 중저가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며 “한국도 최근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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