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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추억의 ‘은하철도 999’

라이파이(산호) 의사 까불이(김경언) 땡이(임창) 짱구박사(추동성) 고인돌(박수동) 꺼벙이(길창덕) 독고탁(이상무) 각시탈(허영만) 고바우(김성환)…. 60, 70년대 아이들의 큰 인기를 끌었던 만화들이다. 그 시대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만화 속 주인공들을 보며 울고 웃고 꿈도 키웠다. 1980년대 컬러 TV시대가 열리면서 종이 만화시대가 한풀 꺾이고 ‘만화영화’ 전성시대를 맞는다. 공상과학 만화영화 ‘마징가Z’를 필두로 ‘로보트 태권V,’ 역경 딛고 자라나는 착한 고아소녀 이야기 ‘캔디’, 꿈·지혜·용기를 준 ‘바다의 왕자 마린보이’ 등등. 주제가는 초등학생들은 물론 대학교 체육대회 때 자연스레 응원가가 될 정도였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지만, 일본 만화영화도 덩달아 황금기를 맞은 것도 비슷한 시기다. “자라나는 세대의 정서와 사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 속에서도 일본 만화영화의 인기는 대단했다. 그중 ‘은하철도 999’의 인기는 단연 최고였다.

2221년을 배경으로 철이가 영원히 사는 ‘기계 인간’이 되고자 은하철도 999를 타고 안드로메다로 떠나는 과정을 그린 이 만화는 ‘영생과 인간다움’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져, 만화를 뛰어넘는 철학적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고 82년 국내에서 첫 방영돼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일본 만화에 울고 웃던 우리의 애니메이션 시장은 현재 연 매출 1조원이 넘을 정도로 커졌다. 우리나라 대학엔 100여 개 만화 관련 학과가 개설돼 매년 수천 명의 전문인력이 배출되는 등 산업 구조도 단단해졌다. 하지만 아직 일본 미국 등에 비해 소재의 다양성이 뒤지는데다 유통구조 개선, 파생상품 개발 등의 과제를 안고 있어 경쟁력이 약하다.

우리말 ‘만화영화’로 순화된 애니메이션이란 말은 ‘영혼을 불어넣어 생명을 만든다’는 뜻이다. 식물이나 무생물에 영혼을 불어넣어 생명이 있는 사람이나 동물로 바꿔 말도 하고 행동도 하고 스스로 감정 표현도 하게 만든다고 해서다. 한때 우리를 그런 세계로 이끌었던 ‘은하철도 999’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발표 40주년 기념 전시회’를 개최중이다. 시간여행의 소재로 제격일 듯싶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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