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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중국발 관광쇼크, 위기를 기회로

 

중국 정부가 지난 15일 한국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한국 단체여행 상품 판매 금지령을 내렸다. 한국관광금지령이 내려진 직후부 중국 최대 여행사인 씨트립을 비롯해 취날왕, 투니우 등의 중국 대형 여행사들이 한국관광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이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면서 숙박업, 도소매업, 쇼핑업 등 관광업계의 매출이 크게 줄고 있다. 정부와 관광업계는 부산하게 움직이며 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동북아시아 국제관계 구조 속에서 중국 리스크는 항상 상존하고 있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중국발 관광쇼크는 이미 예견되었다. 그 시작은 2013년 10월 시행된 여유법(旅游法)의 제정이다. 여유법은 중국이 자국 관광객의 권익을 보호하고 중국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한 관광진흥법이다. 주요골자는 덤핑 관광, 쇼핑 유도, 질 낮은 상품 3가지 핵심 문제 해결책과 더불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자국민의 해외관광을 일정 부분 관리하고 규제하기 위해서였다. 중국 국제관광수지(해외관광객이 자국에서 지출한 금액과 자국민이 해외에서 지출한 금액의 차이)를 염두에 둔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중국의 경제성장을 고려한다면 자국민의 해외관광으로 인한 관광수지의 적자구조 증가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2015년 기준 중국 국제관광수지 약 1천781억 달러 적자). 국제관광수지의 건강한 구조는 국가경제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사드 배치에 따른 한국관광상품 판매중단은 치밀한 전략 하에 단지 우연한 계기였다고도 볼 수 있다.

중국발 관광쇼크에 따른 위기는 그동안 양적성장에 치중한 관광정책도 한몫을 하고 있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우리나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MICE산업이라 애창하며 몇 천 명 단위의 특정국가 인센티브 관광객 유치에 혈안이었다. 관광객 유치에 따른 경제적·사회문화적 효과분석보다 몇천 명 유치라는 관광객 수에 조금 더 집착하였다. 사회문화의 부정적 효과보다 긍정적 효과인 경제적 측면을 중시하는 전형적인 사고인 것이다. 현재 중국 내 한국관광상품 판매 전면 중단에 따른 경제적 측면에서 위기는 분명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건강한 관광구조를 만들기 위한 긍정적 신호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관광지인 서울 명동과 제주도에 중국을 대신하여 일본인 관광객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관광객 및 내국인 여행객도 증가하고 있다. 사회문화적으로도 소음, 불결 등에서 안정화 되고 있는 추세다.

2016년 우리나라 관광은 해외관광객수 1천700만 시대를 맞았다. 중국 약 806만 명(46.8%), 일본 230만 명(13.3%), 미국 86만 명(5.0%) 순이었다. 특정국가에 지나친 집중이다. 특정국가 의존이 아닌 동남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국가의 해외관광객 유치 확대는 현 위기를 기회로, 건강한 관광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포스트 차이나’로서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의 세일즈 콜 및 관광 로드쇼를 개최하는 이유다.

국제관계는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국인이 우리나라 관광시장의 큰손이라면, (관광객수와 전체 비중의 차이는 있지만) 중국도 우리나라 관광객이 큰손이다.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은 2015년 기준 약 440만 명(17.1%)으로 가장 크며, 일본 250만 명의 약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반한감정의 쌍방향은 반중감정이다. 중국발 관광쇼크는 반대로 중국관광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감정회복의 시기는 가늠할 수 없지만 긍정적인 부분이 엿보이는 측면이다. 아시아 국제관계 구조 속에서 국가별 리스크는 이제 상수(常數)로 인식하여야 한다. 타국의 배려보다는 자국의 이익이 우선이다. 중국발 관광쇼크는 분명한 위기이나 해외 관광객 유치의 다변화,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 전환으로 위기극복과 함께 좀 더 건강한 관광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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