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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중장년 재취업 전략

 

김형석 선생님이 ‘백 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을 출간하셨다. 연세대 철학과 교수를 정년 퇴임하시고 지금도 왕성하게 저술 및 강연활동을 하고 계신다. 1920년생이시니 우리나라 나이로 백 년을 사신 셈이다. 김형석 선생님이 책에서 쓰신 내용 중 기억에 남는 내용은 긴 세월을 버텨내기 위해 가족, 반려자, 건강 등 여러 가지 필요한 요소들이 있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일’이라고 했다.

필자도 이 말에 공감을 한다. 일을 한다는 것은 뇌, 근육에 지속적인 자극을 준다는 것으로 노화를 방지하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굳이 이러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은퇴 후 계속적으로 일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1955년에서 1963년에 출생하신 700만 베이비붐 세대들은 생존차원에서 재취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이 세대의 특징은 부모세대 봉양과 자식 뒷바라지로 정작 자신들의 노후는 준비하지 못한 세대이다.

노후에 대한 불안이 많은 700만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고 있고 노후 생계, 의미 있는 삶 등 다양한 이유로 노동시장에 재 진입하는 베이비부머 세대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의 ‘구조적 저성장세’ 지속, 제4차 산업혁명의 파고 속에 일자리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인력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칭이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재취업에 대한 전략적인 준비 없이 의욕만 앞서서는 성공적인 재취업을 기대하기 힘들다.

필자는 재취업전략의 핵심 중 하나는 없는 자리를 만들게끔 하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은퇴자 분들을 필요로 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많지 않다.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젊은 세대들과 경쟁하는 상황이다. 같은 자리를 놓고 젊은 세대와 경쟁을 했을 때 능력이 아닌 나이 때문에 불합격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기업은 기존 직원들과의 소통과 협업, 생산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은퇴자 분들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있다. 한정된 일자리, 젊은 세대와의 경쟁, 기업의 선입견 등 은퇴자가 극복하기엔 너무나 두터운 현실의 벽이 있다. 기존 재취업방식을 관성적으로 추종하는 전략은 재취업시장에선 레드오션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인사팀에 재직 당시 은퇴자 분께서 정규 채용공고가 오픈 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뿐만 아니라 자신이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기획서까지 첨부해서 꾸준히 지원하는 분이 계셨다. 제안했던 기획서 내용이 워낙 참신하고 꾸준히 지원하는 열정이 대단하다고 판단해서 대표이사에게 보고를 드렸다. 대표이사도 제안했던 기획서 내용에 관심을 보이셨고 면접까지 이어졌다. 우리 회사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하셨던 분이시라 면접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으셨다. 대표이사는 기존에 없던 자리를 새롭게 만들어서 채용할 것을 지시하셨다.

이렇듯 기다리는 재취업전략이 아닌 발로 뛰는 찾아가는 재취업전략이 필요하다. 은퇴 후 재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만나보면 자신의 화려한 과거 경력에 매몰되어 있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젠 신입사원으로 새롭게 나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생각으로 관심 있는 기업을 분석하고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명확히 어필해서 대표이사도 감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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