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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단단한 수레바퀴를 기대하며

 

최근 연수구 수레바퀴 꿈 교실 강사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강사학교 수료식을 갖고 올 한 해 동안 수레바퀴를 굴릴 준비를 마쳤다. 145명의 강사들에게 일일이 수료증을 전달하면서, 지난 2년간의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맨손으로 황무지를 개간해 어렵사리 키워낸 농작물 수확을 앞둔 농부의 마음도 아마 필자와 같았을 것이다.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연수구 수레바퀴 꿈 교실은 ‘수레바퀴가 굴러가듯이 받은 것을 나누고 순환한다’는 의미로 학부모가 직접 참여하는 방과 후 교실 사업이다. 지역의 경력단절여성과 학부모가 자신의 재능을 학생들과 나누고 공유하면서 교과과정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민선6기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경력단절여성과 학부모들이 수레바퀴 꿈 교실 강사로 등록하면 구는 이들을 대상으로 강사학교를 운영해 전문성 강화와 강의능력 향상을 돕는다. 또 각 학교에는 강사풀과 사업 추진계획을 설명하고 이후 해당 학교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심사해 강사를 파견하며 수업에 필요한 강사료와 재료비 등을 지원하게 된다.

지금은 수레바퀴 꿈 교실 강사와 구청, 학교가 함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며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연수구의 대표적인 교육분야 사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처음부터 저절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특히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속된 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고민하며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야만 했다.

지난 2014년 7월 처음 수레바퀴 꿈 교실 기본계획수립을 시작으로 지역의 학부모들과 교육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TF팀과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 수렴과 지속적인 학교 관계자 간담회 등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참여자 대상 사업설명회, 소양교육, 워크숍, 강사학교 운영 등을 통해 지난해 지역 내 43개 학교에서 총 253개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러한 성과를 통해 2016년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공약사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주민참여분야 우수상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전국구 교육사업으로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금까지의 가시적 성과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올해부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및 인천고용지원센터, 취업정보센터와 협력해 일자리를 원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수레바퀴 꿈 교실을 함께하며, 지역 소재 대학교와 연계한 강사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 초·중·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사립유치원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등 기존 수레바퀴 꿈 교실에 보다 세밀한 톱니바퀴를 연결해 사업의 규모를 키우고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연수구는 지난 2014년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된 이후 여성권익 증진을 위한 양성평등사업을 확대해 왔다. 양성평등기금 운용을 통한 여성참여 확대 공모사업 추진과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여성친화도시 주민참여단을 운영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심택배서비스사업, 안심 미러 설치, 안전한 연수구 모니터링, 2030미취업여성 건강검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수레바퀴 꿈 교실 또한 경력단절여성에게 재취업 기회를 주는 대표적인 여성친화도시 사업의 사례로 손꼽을 수 있다.

여성친화도시 사업이라고 해서 단지 여성만을 위한 것이라고 보면 매우 편협한 시각이다. 수레바퀴 꿈 교실도 마찬가지다. 경력단절여성들의 사회진출과 우리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통해 지역경제도 발전하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선순환이 발생한다. 이런 선순환이 모여야 우리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는 경제 불황과 정치적 혼란으로 유례없는 갈등 상황에 빠져있다. 노인과 청년, 여성과 남성,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헐뜯고 미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같은 사회의 일원이다. 기계장치도 다양한 크기와 재질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처럼 우리도 각계각층의 서로 다른 구성원이 모여 영향을 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만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다. 수레바퀴 꿈 교실처럼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 서로에게 도움을 주듯이, 서로 다른 톱니바퀴들이 맞물려 우리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단단한 수레바퀴가 되어 힘차게 굴러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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