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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가 제대로 대접 받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60, 70년대 보릿고개 시절, 해안가 사람들에게 구황식품의 역할을 했고, 이후 주로 남해안이나 서해안에서 맛을 아는 사람들이 낙지 대신으로 즐겨 먹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바다의 원기 회복제’라는 별칭을 얻고 지위도 높아졌다. 특히 요즘 같은 제철에는 낙지보다 값도 비싸고 더 대접을 받는 건강 식재료로 인기가 높다.

보통 ‘쭈꾸미’라고들 많이 부르지만 표준어는 ‘주꾸미’다. 한자어로는 구부린다는 뜻의 ‘준(?)’자를 써서 준어(?魚), 속명은 죽금어(竹今魚)라고 한다. 추측하건대 죽금어가 주꾸미가 된 듯하지만, 주꾸미를 한자어로 죽금어로 썼을 수도 있다.

주꾸미는 3월 중순부터 5월까지 알이 꽉 차 가장 맛있다. 몸통만한 머리 부분에 꽉 찬 알은 밥알 같이 생겼다고 해서 ‘주꾸미쌀밥’이라고도 한다. 씹으면 톡톡 터지는 맛이 고소하고 쫀득쫀득하다. 식도락가들은 낙지보다는 부드럽고 오징어보다 감칠맛이 난다고도 한다. 맛뿐만 아니라 지방이 적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 좋다. 특히 단백질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단백질을 구성하는 이소루신, 루신, 라이신, 메티오닌, 페닐알라닌, 트레오닌, 트립토판, 발린 등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먹물에는 항종양활성 성분인 일렉신과 같은 뮤코 다당류가 포함돼 있어 항암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치고, 삶고, 볶고, 구워 먹고. 변신이 무궁무진해 어느 요리가 좋다고 얘기 할 수 없는 주꾸미. 그중에서도 고추장 양념구이, 철판볶음은 매콤하고 달콤한 맛이 입에 착착 감긴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삼겹살과 섞어서 주꾸미삼겹살볶음으로 먹기도 한다. 삼겹살만 먹는 것 보다 이렇게 먹으면 주꾸미의 타우린 성분이 삼겹살의 콜레스테롤을 낮추어주기도 하니 좋은 궁합이다. 그리고 샤브샤브 식 전골이나, 주꾸미 연포탕도 별미다.

요즘 서남해안 포구마다 주꾸미축제가 한창이라고 한다. 모든 것이 나른해지는 봄철, 쫄깃쫄깃한 감칠맛 느끼며 간의 피로도 풀고, 치매의 원인이 되는 알츠하이머도 예방해 보는 효과를 한 번 기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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