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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작복작 사람 사는 냄새 가득… 웃고 울게 되는 연극”

악극 ‘명랑시장’ 연출 김성노

 

2004년 이산가족 다룬 ‘사랑장터’ 연출

10년간 경기도립극단 대표공연 자리매김

치매 걸린 아버지와 ‘흙수저’ 딸

그리고 시장사람들의 情 넘치는 이야기

익숙한 가요·트로트 감초역할 톡톡

“사회적 공감·재미 모두 만족시킬 것”

경기도립극단이 효를 주제로 한 악극 ‘명랑시장’으로 2017년의 문을 연다.

자극적인 소재와 볼거리로 관객몰이를 하는 소위 ‘인기있는’ 연극과는 거리가 먼 명랑시장이 어떤 방식으로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을 지 지난 4일 김성노 연출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연극은 사회적 공감을 불러와야 하고 무엇보다 재밌어야 한다. ‘명랑시장’은 그 두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김성노 연출은 지난 2004년 상임연출로 한차례 경기도립극단과 호흡을 맞췄다.

당시 그가 연출한 ‘사랑장터’는 10여년간 31개 시군을 돌며 경기도립극단을 대표하는 공연으로 자리잡았고, 10년만에 새롭게 꾸민 악극으로 돌아왔다.

김성노 연출은 “사랑장터가 이산가족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치매걸린 아버지를 향한 딸의 효심, 그리고 힘겹게 사는 딸을 돌보는 시장 사람들의 이야기다”라며 “진부할 수 있는 소재지만, 2017년 한번쯤 다뤄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치매 걸린 아버지를 모시며 사채빚에 시달리는 ‘유정’은 요즘 말하는 흙수저다. 절망적인 그녀를 돕고자 나선 시장 사람들은 잊고 있었던 이웃간의 정을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명랑시장’은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잔잔한 전개지만 재치있는 연출로 웃음포인트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눈물나게 슬프다가도 어느덧 미소가 나오는 연극을 만들고 싶었다. 각각의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복작복작하게 삶을 꾸려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웃고 울게 되는 연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시각각 등장하는 음악 역시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장면마다 짧은 음악을 등장시켜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악극은 우리나라 정서와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악극 형식을 빌린 명랑시장은 가요나 트로트 등 익숙한 곡들이 그때그때 등장해 몰입도를 높여줄 것이다.”

연출가로 30년, 한국 연극계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경험한 그는 ‘귀로 보는 연극’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대사를 듣고 지나는 것이 아닌 다시 곱씹으며 느낄 수 있는 연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성노 연출은 “명랑시장 사람들의 어설프지만 정많은 삶을 통해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명랑시장은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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