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숨n쉼]예술가의 사회적 환경과 역할

 

사람들은 말한다. 너가 좋아서 하는 예술이니까 불평하지 말라고. 예술가의 창의적 활동이 과연 예술가들만을 위한 것일까. 각박하고 비정한 현실속에서 가끔은 꿈을 꾸게 하고, 가끔은 잃어버린 순수한 나와 직면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그런 낭만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예술환경은 예술가 스스로의 열정페이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무임승차를 해도 된다고 애써 무시하려고 하는 것인가.

대선을 앞두고 각 분야에서는 공약에 반영할 수 있는 많은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미술가는 사회적으로 가장 예민한 촉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혼자 하는 작업의 특성상 앞에 나서서 그 정책을 제안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특히 요즘 문화융성이란 말은 향후 10년은 덮어놓아야 할 정도인데 보이지 않는 국제적 문화경쟁사회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예술가들로서는 마른 하늘에서 날벼락을 맞은 상황이다.

글로벌 사회에서 국가적 문화 이미지는 그 나라의 품격을 좌우한다고 할 정도로 여겨지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문화적 지원과 더불어 도시 이미지 정체성 활성화를 위한 글로컬리즘으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컬리즘은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역화(localization)의 결합어이다. 유사한 문화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세계화와 세계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지역, 국가 차원에서 고유한 문화정체성을 찾으려는 노력이 있는 이중적 현상이다. 글로컬리즘은 지역 단위의 생산물이 글로벌한 수준에서 소비되고, 다시 이같은 글로벌한 단위가 로컬한 단위로 변화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세계화는 ‘세계지역화’ 과정이며 미디어의 발전과 통신망의 확충이 글로컬리즘이라는 문화적 상호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지역의 문화적 활성화는 국격 향상에 연결되어져 지역 활동이 곧장 세계적 활동이 될 수 있는 연관성이 여기 있다.

수원은 지역적 특색으로 예술가가 운영하는 문화공간이 여러개 있다. 오는 7월 한달 동안 공간들이 함께 ‘수원아트스페이스 프로젝트’라는 행사를 치룬다. 대안공간 눈, 복합문화공간 행궁재, 해움미술관, 실험공간 UZ(우주)에서 각 8명의 국내외 작가들을 내세워 진지하게 수원 미술 문화의 현황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결국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라는 수원작가들이 지극히 사랑해 마지 않는 공간에 대한 글로컬리즘의 애정표현이다. 밖에서 보여지는 것은 자비로 근근히 자생해 가는 공간들의 활동이 아니라, 수원의 대표 얼굴인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보여지는 작가들에게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작가들에게 미술관 초대는 그동안의 인고의 세월을 벗어나게 하는 일종의 세상을 향한 통로로 여겨져 그토록 미술관에 짝사랑의 러브콜을 보내는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미술관을 만들었는데, 우리가 어떤 세월을 보냈는데 라는 유치찬란하고 지역적인 발언은 삼가하더라도, 적어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전시의 장은 펼쳐져야 한다. 내세울만한 작가가 없으면 기회를 줘서 만들어야 하고, 타지역 것을 가지고 와서 정체성 없는 전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수원 글로컬리즘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창의적 기획력이 밑받침이 있는 전시를 만들어야 한다.

어쩌면 이는 단지 미술계의 문제만이 아니다.

공무원 5급이 관장으로 있는 한 이 모든 문제를 책임감 있게 해결할 수 있는 유능한 관장을 모셔오는 일은 어려울 것이다. 한정된 자리를 가지고 고심하고 있는 수원 행정을 바라보면서 빨리 지방자치분권의 행정이 확장되기를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술계 또한 좋은 인재들도 많이 나와야 한다는 당면한 과제를 가지고 있다. 작가, 큐레이터, 기자, 아트딜러, 교육자 등이 양성되어야 하는데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탄탄한 지역 문화 생태계가 이뤄진다. 이는 지역의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

오늘도 이들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누가 알아 주지 않아도 머리를 맞대고,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한 창의적 발상을 행동으로 실천할 젊은 꿈을 꾸고 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