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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네거티브 전쟁

네거티브 선거전의 원조는 미국이다. 미국 독립선언문을 기초하고 1800년 제3대 대통령에 당선된 토마스 제퍼슨이 선거전에서 상대방으로 부터 ‘무정부주의자’, ‘선동가’, ‘겁쟁이’, ‘사기꾼’이라는 말을 들은 것이 시초라 한다. 역사 기록을 보면 당시 제퍼슨 진영도 반대편인 애덤스 대통령을 ‘바보’, ‘범죄자’라고 불렀다고한다. 미국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마크는 이를 두고 자신의 저서 ’네거티브 전쟁‘ 에서 “당시 상호비방전은 훗날 익술해 질 네거티브 전술의 원조가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그는 이 책에서 미국 선거사에 등장했던 다양한 네거티브 캠페인을 소개한 것으로 유명하다. 좌우 대결이 거셌던 냉전기에 일어난 ‘매카시즘’ 광풍, 베트남전을 지지하는 지역에 출마한 후보를 ‘반전주의자’로 몰아가는 것 등 치열하고 냉혹한 진흙탕 싸움을 생생하게 기록하면서 선거 전략 자체가 ‘비열한 꼼수’며 ‘민주주의의 장애물’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네거티브 전략은 해방이후 한국 선거에도 그대로 적용되면서 숱한 부작용을 낳았다. 그중 최악의 네거티브는 1971년 대통령 선거에서 나왔다. 박정희 공화당 후보와 김대중 신민당 후보가 대결을 벌인 선거에서 김대중 후보의 기세가 만만치 않자, 영남에선 갑자기 “호남에서 영남인이 만든 물품을 불매하기로 했다”는 전단지가 나돌았다. ‘지역감정’을 의도적으로 유발한 것이다. 이 때를 기점으로 영호남 지역갈등은 한국 정치를 갈라놓고 지금까지 앙금으로 남아 선거 때마다 망령처럼 등장하고 있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특수상황으로 인해 종북 프레임도 한국 정치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네거티브며 ‘깡패 동원’ 논란도 빠지지 않는 메뉴다.

네거티브는 비방과 검증 사이에 존재한다. 객관적인 팩트를 근거로 의혹을 제기하고 해명을 요구하는 건 검증이지만, 그런 것도 없이 부정적인 이미지만 덧씌우려는 건 비방이다. 요즘 한달도 남지 않은 대선전에서 후보간 상호비방전이 심상치 않다. 이럴 때 일수록 국민들은 정신 바짝 차려야 될 것 같다. ‘정당한 네거티브’인지, ‘흑색선전’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어서 그렇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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