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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날’무색케하는 乾川현상

하천에 물이 없다면 맨 땅과 다를 것이 없다. 설마하겠지만 물 없는 하천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전국의 건천화(乾川化) 실태를 조사한 바 있다.
도지사가 관리하는 지방2급 하천과 시장·군수가 관리하는 소하천 482개를 조사한 바 있는데 이 가운데 11%에 해당하는 53개(9개 시·군) 하천이 바닥이 들여다 보일 정도의 건천으로 밝혀진 것이다.
문제는 조사대상 시·군이 9개 뿐이었다는 점이다. 만약 31개 시·군 전부를 조사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건천 숫자가 훨씬 늘어났을 것이다.
때마침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이런 때에 물 많고 산천경계 좋다는 경기도에 물 없는 하천이 생겨났다니 한편으로 놀랍고 한편으론 부끄럽다.
시·군별로 보면 화성시 오산천 수계 18개, 양편군 흑천 수계 13개, 남양주시 왕숙천 수계 7개 등이 가장 많고 나머지 6개 시·군에서도 건천이 발견됐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건천화의 원인이다.
건교부는 막무가내식의 도시개발 때문에 수분침투 토양이 고갈된 것과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을 통해 지하수를 마구잡이로 뽑아 쓴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따낸 그렇다. 우리나라는 80년대 이후 개발논리를 앞세워 엄청난 도시개발을 했다. 이 과정에서 산과 들은 택지로 변했고, 그 자리에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중소도시와 주거단지가 들어섰으니 수분침투 토양이 고갈될 수밖에 없었다.
지하수 또한 마찬가지다. 앞뒤를 가리지 않은채 개발 이익만 노린 건설업체의 과오도 크지만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개발을 독려한 정부당국의 책임은 더 크다. 이미 중동에서는 ‘물분쟁’이 시작된지 오래다.
아프리카에서도 수억명이 심각한 물부족을 겪고 있으며 2005년이 되면 전세계의 3분의 2가 물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한다. 또 전세계에 약 12억만 명이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5백만~1천만 명이 매년 수인성 전염병으로 죽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나은 편이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이다. 우리나라 상수도 보급률은 82%에 이르지만 식수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수조원에 달한다. 이미 늦었지만 ‘물쓰듯이’하는 버릇은 끝내야 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길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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