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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는 장미를 로즈(Rose)라 한다. 붉은색이란 뜻이다. 동양, 특히 한자권 나라에서는 장미 장(薔)자에 장미 미(薇)자를 쓴다. 명나라 의학서적 ‘본초강목’은 줄기가 약해 자주 쓰러져 담장에 기대어 자리기 때문에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고 적고 있다 .서양이 꽃의 색깔을 이름에 담은 것과는 달리 동양은 자라는 모습을 보고 이름을 지었다 할 수 있다.

장미가 사람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약 3000년도 넘는다. 로마에서는 전쟁에 승리한 군대가 개선할 때 군중이 발코니에서 장미꽃잎을 뿌렸다. 또 장미가 영원한 생명을 뜻한다고 여겨 장례식에서도 쓰고 묘지에도 심었다. 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궁전이나 교회당에 그림으로 장식돼 왔다. 중국이나 서남아시아의 고대 유물이나 벽화에서도 볼 수 있다. 이 같은 사실로 유추해 볼 때 예나 지금이나 장미는 아름다움과 사랑, 그리고 기쁨의 상징이 분명하다.

장미 사랑이 유별났던 사람은 클레오파트라다. 그녀는 장미향수를 사용하고 목욕도 장미꽃을 가득 뿌린 욕탕에서 했다. 중세 들어 영국에선 장미를 문장(紋章)으로 사용하는 가문도 나왔다, 붉은 장미를 심벌로 하는 ‘랭커스터’와 흰 장미를 심벌로 하는 ‘요크’ 가문이 그들이다. 두 가문은 1455~1485까지 왕위 계승을 놓고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벌였다. 역사는 이를 ‘장미전쟁’이라 기록 하고 있다. 그 후 양가는 결혼으로 화해하며 새로운 왕조를 탄생시켰고 장미는 영국의 국화가 됐다.

장미는 원성을 사는 꽃으로도 유명하다. 아름다움을 꺾는 걸 허락할 수 없다는 듯 줄기에 촘촘히 진을 치고 있는 가시 때문이다. 그래서 장미는 모순, 사랑과 배신, 상처, 보복의 상징이라 부르기도 한다. 부정적 의미론 장미 색깔을 빗댄 ‘장밋빛’이란 말도 있다.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희망적인 상태를 비유적으로 하는 말이다.

‘5월에 꽃이 가장 아름답게 핀다’ 해서 붙여진 '5·9 장미대선'. 오늘(17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누구에겐 기쁨의 상징으로, 또 다른 후보에겐 가시의 고통 안겨줄 이번 선거전에 실현 가능성 없는 ‘장밋빛공약’이 남발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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