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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학과개편은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이 우선이다

경기대학교가 최근 내놓은 학과개편안을 놓고 해당학과 학생들과 일부 교수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내홍을 겪을 전망이다. 경기대는 최근 학과제를 폐지하고, 유사 학과를 통합해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과목을 수강(트랙제)하게 하는 학과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이른바 큰 틀에서 학부제로의 개편이다. 예를 들면 국어국문학과와 문예창작과를 통합해 한국어문학트랙으로, 사학과는 역사콘텐츠학트랙으로 구조개편하는 안이다. 기존의 단과대학들도 인문예술스포츠과학대학 경상사회과학대학 창의공과대학 IDT융합대학 등으로 개편하는 한편 대부분의 학과를 트랙으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내년도 신입생들부터 학과가 폐지되는 대신 해당 학부로 입학해 전공트랙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 때 비인기트랙은 수강신청률이 낮아져 자동으로 퇴출되는 개편안이다. 영어학과도 영어학트랙으로, 중국어학과는 중국어학트랙으로 명칭이 변경돼 글로벌문화학부로 속하게 되고, 사회복지학과와 교정보호학과도 트랙으로 변경돼 공공안전학부에 포함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전공트랙제는 비인기 학과를 자연 도태시키는 개편안이라며 학과구조 개편 전면무효화를 주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또 개편안의 전달방식도 문제삼고 나섰다. 학내에서 유일하게 트랙이 통폐합되는 문예창작과의 한 신입생은 지난 12일 2시경에서야 공식적인 내용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그것도 학생들에게 안내문 배부나 홈페이지 공지 같은 전달도 하지 않은 채 중간고사가 시작될 시기에 이같이 중요한 문제를 학교측이 일방적으로 던져놓는 것은 학생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국어국문학과와 문예창작과의 통폐합 발상은 교육내용과 방법 그리고 교육과정이 엄연히 다른 데도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한심스럽기까지 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번 학교가 내놓은 학과개편안도 결정한 최종 개편안도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C등급을 받아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인위적으로 무늬만 바꾸고 또 그럴싸하게 포장만 바꾸려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대학은 어디까지나 자율성과 독자성을 가진 지성(知性·intellectus)의 산실이 돼야 한다. 교육부의 압력이 무서워학과 이름을 바꾸고 통폐합한다고 해서 취업이 잘 되는 것도 아니다. 가뜩이나 학내문제로 내홍을 겪는 마당에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기 전에 학생과 교수 등 학교구성원들과의 진지한 협의와 소통을 통해 학과개편이 원만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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