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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사라지는 동전

우리나라 주화 중에서 최소 화폐단위는 1원이다. 지름 17.20㎜, 0.729g의 은백색 주화. 앞면에는 활짝 핀 무궁화 문양이 새겨져 있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던지면 날아갈 듯 가볍다. 1968년부터 발행됐으나 시중에서 주화로서 기능을 못해 지난 2004년 발행이 중단됐다. 물론 아주 퇴출된 것은 아니다. ‘민트세트(1원부터 500원까지 모든 동전이 들어가는 묶음)용’으로 소량은 제조되고 있다. 5원짜리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발행이 중단된 것은 유통이 멈춘게 이유지만 사실 동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과다한 것도 원인중 하나다. 과거 1원짜리 주화 1개를 만드는 데 254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역(逆)시뇨리지’ 효과 때문에 주머니나 지갑 속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처지에서 아예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공과금 끝전에 붙어 겨우 연명하는 10원짜리는 개당 원가가 38원이다. 지난해 총 16억원 규모를 발행했다. 그러나 이 중 돌아온 액수는 1억여 원일 정도로 유통이 거의 없다.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런데도 지난해 540억 원을 동전 제조에 썼다. 동전 제조원가가 동전의 표기금액보다 비싼 것은 세계 어디서나 비슷 하다. 그러다보니 유럽을 중심으로 아예 동전을 만들지 않는 나라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기능과 가치는 상실했지만 동전의 문양은 최초 발행 이후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무궁화 문양의 1원짜리, 거북선 문양의 5원짜리와 함께 1966년 처음 발행한 10원짜리 동전도 41년 동안 다보탑 문양 그대로다. 50원짜리의 벼이삭, 100원짜리의 이순신 장군, 500원짜리의 학도 그렇다.

앞으론 이 같은 동전들을 보지 못할 것 같다. 한국은행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를 추진하면서 그 일환으로 지난 20일부터 전국 2만3050개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남은 동전 거스름돈을 돌려받는 대신 교통카드 등에 적립할 수 있게 해서다. 동전은 사라져도 ‘현금 없는 사회’로 가는 첫 걸음인 것 같아 반갑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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