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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안개, 미리 알고 대비하자

 

1912년 4월 14일 타이타닉호가 빙산과 충돌하면서 침몰해 1천513명의 인명피해를 일으킨 최악의 해상 사고가 발생했다. 불행히도 항해하던 해역에는 짙은 바다안개가 끼어 있었다. 선박을 운항하는 선원들은 짙은 안개로 인해 빙산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안개는 대형 사고를 일으켜 인명피해를 발생시킨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5년 2월 12일 오전 9시45분쯤 영종대교에서 해무로 인한 시정장애로 차량 106대의 연쇄추돌사고가 일어나 2명이 사망하고, 6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2013년 11월 16일에는 짙은 안개로 서울 삼성동아파트에 헬기가 충돌해 헬기 조종사와 부조종사가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

안개는 해상과 육상교통뿐만 아니라 항공기 운항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안전사고를 발생시키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월별 통계에 따르면 교통사고 발생률이 봄철에는 안개가 많이 발생하는 가을철(10월과 11월)의 월평균보다 약 8.9%가 높고, 사망자수는 약 18.2%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안개 낀 날의 차량에 의한 사람의 교통사고 치사율이 눈과 비오는 날 대비 약 4~5배 더 높게 나타났다.

안개는 교통안전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피해를 준다. 공기 중 미세먼지나 오염물질이 있는 상태에서 안개가 끼면 안개입자가 산성화될 확률이 높다. 산성화된 안개입자가 호흡기로 들어오면 점막을 자극해 천식, 알레르기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안개 낀 날에는 아침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야외활동도 안개가 사라진 후에 하는 것이 좋다.

봄이 오면 왜 안개가 많이 끼는 걸까?

그것은 우리나라에 부는 바람이 바뀌기 때문이다. 겨울에 대륙에서 불어오던 찬 북서풍이 약화되고, 남쪽으로부터 따뜻한 남서풍이 불어 들어오기 시작한다. 반면 아직 해상에서 수온은 차가운 상태다. 따뜻한 공기가 찬 수면과 만나면 응결해 물방울이 형성되는데 이것이 바로 해무다. 일반적으로 안개는 시정이 1㎞ 미만일 때를 말하는데 짙은 해무가 끼면 바로 앞도 분간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때 해상에서 충돌사고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육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봄철에는 일교차가 매우 크게 벌어진다. 낮 동안에 기온이 오르면 공기중에 포함할 수 있는 수증기가 많아진다. 밤이 돼 기온이 떨어지면 수증기를 포함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든다. 이때 공기중에 수증기를 도로 뱉어낸 것이 응결해 만들어진 것이 복사안개다. 복사안개는 지형적인 요소와 주변 환경에 따라 변화가 매우 심하다. 도로를 가다보면 하천이나 습지가 많은 지역을 지날 때 매우 짙은 안개가 상습적으로 끼는 지역이 있다. 이런 지역을 지날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수도권지역은 내륙지역뿐만 아니라 서해안을 끼고 있어 다른 지역보다 봄철에 짙은 안개가 빈번히 발생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수도권기상청은 안개취약구간의 가시거리 관측을 강화하기 위해 내륙과 도서지역에 시정계 42개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안개 발생이 예상될 때에는 사전에 지역별로 상세안개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안개로 인한 피해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해상에서의 안개예보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어 올 12월에는 서해중부해상 수도권 관할지역에 해구별로 안개 상세정보도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짙은 안개의 발생을 막을 수는 없지만, 안개로 인한 사고를 막을 수 있도록 기상정보와 일기예보를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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