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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변화하는 모습 변치않는 의미

도박물관 ‘가족 보고서’ 전시
작가 14명(팀) 참여… 현대 가족의 다양한 모습 반추

 

 

10명이 넘는 대가족이 한집에서 복작거리며 살던 시절이 지나 많아야 네, 다섯명이 전부인 핵가족 시대가 된지 오래다. 가족은 사전적으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을 의미하지만 사회가 다변화하면서 가족의 개념도 바뀌었다. 1인가구, 반려동물이 증가하면서 혈연에서 벗어난 새로운 가족구성원이 형성된 것이다.

가족은 사회의 기초 공동체다. 그 변화의 움직임을 진단한다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대안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미술관은 ‘가족 보고서’ 전시를 통해 현대 가족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14명(팀)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는 작가 각각의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생소하지 않다. 대화가 부족한 부자, 이혼한 부모님을 바라보는 자식, 아이를 키우는게 힘든 엄마 등 전시장 속 가족 이야기는 관람객 개개인과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전시는 공존, 대화, 무게, 좌표 등 네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지금 우리사회에 산재한 가족의 형태를 소개하는 첫 번째 섹션은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개념을 이미지화함으로써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 가족 구성원 각각이 세상을 바라본 시각을 담은 배종헌의 ‘엘리자베스 카라를 한 가족사진’을 비롯, 족보를 사진으로 완성한 중국 작가 ‘샤오이농+무천’의 ‘가족도감’도 흥미롭다.

윤정미 작가는 가족과 마찬가지인 반려동물과 함께 찍은 사진을 전시하며, 도시로 이주민이 몰리면서 아파트 지하 벙커에 살게 된 1인 가구들이 또다른 가족을 형성해나가는 중국의 모습을 담은 심치인의 ‘쥐족1’도 인상깊다.

주세균, 조동환+조해준, 이소영 작가는 각각 도자기, 드로잉,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을 통해 가족간에 어떤 대화가 필요한지 기발하게 풀어냈다.

가족의 우두머리는 가장이다. 가장 힘이 있어야 할 자리지만, 돈을 버는 기계로만 인식되거나 소외받는 경우도 많다. 박경근의 ‘청계천 메들리’는 그런 가장의 모습을 담고 있다. 1960~70년대 산업화의 주역들이 모여있는 청계천 철공소, 주물공장 풍경을 담은 영상은 강한 아버지를 묘사하는 듯하지만, 박경근 작가는 쉽게 부식되고 색이 바라는 철의 특성처럼 쉽게 상처받는 한국의 아버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마지막 섹션은 이은우의 ‘특정물건’, 옵티컬레이스의 ‘가족주기’ 작품을 전시, 가족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로 지금 우리의 좌표를 찾아볼 수 있게 꾸몄다.

최은주 경기도미술관 관장은 “가족이 해체되고 붕괴됐다고 걱정하지만, 오히려 진화됐다고 생각한다. 그 변화의 흐름을 예술적으로 짚어보는 이번 전시를 통해 놓치고 있는 가족의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시연계 교육 프로그램으로 내 머리 속 가족(4.28~7.9), 새로운 공동체(5.16~7.2), 뉴 패밀리 픽쳐(5.20~7.1)가 진행되며, 7월 1일에는 다양한 분야 학자들과 미래사회 가족 공동체를 전망해보는 라운드 테이블도 진행된다. 전시는 7월 9일까지 이어진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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