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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관광 한일전 역전패, 역전 홈런은 ‘쿨 재팬’

 

우리나라 관광이 야단법석이다. 한때 일본을 압도했던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역전을 당하고, 사드배치에 따른 한중관계 악화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힘겨운 시기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이후부터 2014년까지 6년 연속 외국인 관광객 유치실적에서 일본을 압도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역전(逆戰)이 시작되었고 작년 한국,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1천724만명 대 2천404만명으로 일본이 680만 명 더 많았다. 선제 홈런은 우리나라 한류였다. 엔고와 원만한 한일관계 속에 서울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넘쳤다. 이에 와신상담한 일본은 규제개혁을 통한 관광 인프라 조성, 적극적 마케팅이라는 런앤힛트(run and hit) 전략을 펼쳤다. 아베노믹스(abernomics)의 관광입국전략이다.

아베노믹스는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경기부양책으로 유동성 확대를 통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겠다는 경제정책이다. 20년간 계속된 경기침체를 해소하기 위하여 연간 물가상승률을 2% 이내로 정하고 과감한 통화 공급확대, 엔화평가절하,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을 꾀하는 정책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13년 6월 일본재흥전략 중 핵심 사업으로 관광을 내세우며, 2030년에는 외국인 관광객 3천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내일의 일본을 지탱할 관광비전 구상회의’의 수장으로서 일본 관광진흥 정책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쿨 재팬(Cool Japan, 매력적 일본)’은 아베노믹스의 관광브랜드 슬로건으로 2000년대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코리아 스파클링’(Korea Sparkling), ‘코리아 비 인스파이어드’(Korea Be Inspired), 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 같은 슬로건이 있었고, 지금은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로 통합되었다. 정권의 변화를 떠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일본의 지속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일본은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관광의 경쟁력을 높였다. 관광객 입국을 위해 공항과 항만을 확장하고 숙박시설의 환경을 개선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일본인 특유의 오모테나시(환대를 뜻하는 일본어)를 활용하여 쇼핑관광과 적극 연계했다. 2012년 4천173개였던 면세점을 1만9천개까지 대폭 허가하였다. 그동안 불편했던 사후 면세점 방식을 즉시환급 제도로 변경하였으며 우리나라와 같이 대형 시내면세점을 오픈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장점을 적극 수용할 뿐만 아니라 내부 관광역량을 극대화하여 고객편의를 최우선주의로 관광제도를 개혁하고 있다.

아베노믹스 경제정책의 핵심은 엔저(低)다. 엔화의 평가절하는 관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일본 여행경비가 싸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내국인의 해외관광을 억제시키면서 국내관광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 관광수요에서 소득과 여가시간은 중요한 변수다. 아베정부는 내국인의 근무시간 안정을 통한 여가시간과 기업의 여름 보너스 독려를 통한 자유재량처분소득(discretionary income)의 증가로 관광수요가 증가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2015년 일본 관광수지를 흑자로 전환시킨 고도의 의도된 전략이다. 일본의 관광특수는 3차 산업은 물론이고 제조업과 건설업, 농업에 이르기까지 산업전반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갑자기 불어난 외국인 관광객으로 전국 100여 곳에서 호텔 신축 열풍이 불고 있다. 관광이 건설경기까지 일으키는 양상이다.

2015년 열린 한중일 3개국 정상회담에서 2020년까지 3개국 간 인적교류를 3천만 명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3국 정상은 동아시아 역내 관광을 촉진하기 위해 ‘동아시아 방문 캠페인(Visit East Asia Campaign)’ 같은 공동 마케팅도 추진하기로 했다. 과연 우리나라는 이 캠페인에서 실속을 차리고 있는가? 일본 관광의 런앤힛트에 대비한 우리나라의 관광 시프트(shift)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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