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사회]이 봄에도 아이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시민과 사회]이 봄에도 아이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승인 2017.05.01 20:01
  • 댓글 0
  • 전자신문  17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꽃샘추위에도 어김없이 꽃은 피고 있다. 샛노랗고 여리디 여린 연두빛이 곱고 예쁘다. 이처럼 하루하루 따뜻해지고 봄이 오고 있어 겨울동안 얼었던 땅도 녹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이면에는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어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하다. 최근에도 만 11개월 된 아이가 가정에서 친부에 의해 폭행을 당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처럼 아동학대 사건의 대부분이 가정 내에서 부모에 의해 일어나는 가운데, 어떻게 하면 아동학대를 사전에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사실 아이가 가정에서 건강하게 양육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많지 않다. 가정은 CCTV도 설치되어 있지 않고 영아의 경우에는 스스로 학대를 받고 있다고 진술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인의 신고와 관심이 아이를 발견하는데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남의 가정사에 괜히 참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신고하기를 주저하게 된다. 이와 같이 아동학대사건을 발견하기까지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대상황에 놓일 수 있는 아동이 누락되지 않고 조기에 발견되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계 등에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먼저, 영유아 아동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하여 국가지원서비스와 연계하여 아동의 안전을 점검하는 방법이 있다. 현재 국가에서는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에게 출산장려금과 보육료, 양육비 지급, 영유아 건강검진 및 예방접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러한 서비스 지원과 연계하여 아동의 안전을 상시적으로 점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아동이 건강검진이나 예방접종 등을 받지 않았거나 양육수당을 미신청한 가정에 대해 개입하여 아동안전에 이상은 없는지 혹은 부모가 아동양육에 어려움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지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부모교육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부모교육의 경우에는 ‘2016년 3월 29일자로 발표된 관계부처 아동학대 대책’에 따라 온라인을 통해 작년 11월부터 보육료, 양육수당을 신청한 부모에게 ‘자녀양육 관련 교육영상’을 필수적으로 시청하도록 했는데, 11월 오픈 이후 누적 시청건수가 230만 건에 달했다. 또한 찾아가는 부모교육 형식의 가정방문도 약 5천 가구 이상 이루어졌다. 이는 부모로 하여금 의무적으로 부모교육을 받아야만이 국가지원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취학연령의 아이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 입학을 유예하거나 무단결석 등의 문제가 있는 아동들의 소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 교육부는 ‘미취학 및 무단결석 등 관리·대응 매뉴얼’에 따라 입학하기 전 예비 소집일에 참석하지 않은 학생을 전수 조사하였다. 이는 지난해 1월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에 불참한 뒤 친아버지와 의붓어머니의 학대로 숨졌던 ‘원영이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로 교육적 방임의 예방적 활동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에 안일하게 대처했는지 체감할 수 있다. 어떤 아이는 호적도, 이름도 두개로 살아가고 있었고 어떤 아이는 죽어서 이 세상 아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양육비가 계속 집행되고 있었으며, 심지어 살아있는 아이로 둔갑시키려는 시도까지 있었다. 이제는 아이의 안전을 확인 후 양육비를 지원하고, 무슨 이유로 학교를 유예하거나 학교 입학을 거절하는지 속속들이 점검해야 한다. 아이의 안전 확보를 부모의 의무나 책임으로만 미뤄둘 일이 아니다.

이제는 국가가 앞장서서 ‘아이의 안전과 행복’을 보장하고 지원하고 있다고 것을 국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그리고 국가지원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의무적으로 부모교육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혹시 필요하다면 가정방문도 체계적으로 시행한다는 국가의지를 표명할 필요가 있다. 이런 대책들이 제대로 작동되어 이 봄날에 우리 사회의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따스함과 희망이 보이길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