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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다시 떨리는 가슴으로 문화예술을 말하다

 

예술가들에게 관심의 대상은 곧 작품으로 직결된다. 따라서 극심한 사회 현상을 다루지 않더라도 창의적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이유로 작가만의 독창성이 인정된다. 자기 세계에 깊이 함몰 되어 가장 섬세하고 예민한 촉수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는 사회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세상과 괴리된 모습으로도 비쳐질 수있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모두가 한 방향을 향해 소리칠 때 가끔씩은 마음의 여유 같은 숨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휴식처같은 역할을 한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과 세월호 침몰을 바라보며 낭만적인 세상과의 작별이 고해짐을 느끼면서 조금이라도 예술로서 좋은 세상을 만들기를 기원하였다. 각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선에서 가장 피해받는 것이 문화이고 예술이다 보니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문화정책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게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문화이기 때문에 세계각국도 국가적 차원에서 그토록 문화에 공들이고 있는 것이다. 예술가도 국가적 뒷받침이나 강력한 경제적 도움이 있지 않는 한 세계적 작가가 된다는 일는 너무나 요원한 길이라는 걸 안다. 또한 될지 안될지도 모르면서 현재를 저당 잡히고 죽을 힘을 다해 자기 예술세계를 파고 들어 사후에 평가를 기다린다.

6월, 미국 캘리포니아부터 시작될 미서부 순회전은 미술관, 아트센터 그리고 갤러리를 찾는 관객들에게 한국의 섬유예술을 통하여 한국의 풍부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된 전시가 시작된다. ‘섬유가 들려 주는 한국의 목소리: 현대미술로 전통을 말하다(KOREAN VOICES IN Fiber: TRANSLATING TRADITION INTO CONTEMPORARY ART)’에 출품할 작품에 이러한 작가적 고민을 정조시대에 제작된 책가도를 현대 섬유예술로 변형하여 그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조선후기 책가도의 성립배경은 책과 공부를 좋아한 정조(1752-1800)의 학구적 취향과 외국문물에 대한 개방적 분위기에 있었다. 책가(冊架), 즉 서가(書架)와 같은 가구를 중심으로 책은 물론 각종 고동기물(古銅器物)이나 문방구, 화훼 등을 그린 그림이다. ‘책가’라는 단어는 정조 연간에 시행된 차비대령화원(差備待令畵員) 녹취재(祿取才) 중 문방(文房) 화문(畵門) 화제의 하나로서 처음 등장한다. 책가도는 크게 두 가지 형식으로 서가에 오직 서책만 쌓아 놓은 형식과 서가로 구획한 공간에 책과 기물을 배치하여 학문과 배움, 문방청완(文房淸玩)의 취미를 상징한 형식이 있다. 정조는 책가도를 자신이 즐길뿐만 아니라 대신들에게 선물하여 조선후기 미술 문화의 생산과 소비를 서민사회에서도 활발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정조 15년(1791) 난전을 합법적인 상업활동으로 인정하는 신해통공의 실시는 상업과 수공업의 발달을 더욱 촉진시켜 서민층의 경제력을 향상시켰고, 이는 미술문화의 소비로도 이어졌다. 전문 상점에서 대규모 세트 그림인 병풍에서부터 다락벽, 장지문, 벽장문, 대문 등 각각 그 용도에 맞는 그림이 진열되고 있었고, 이와 같은 실용화 이외에 다양한 소재의 감상용 횡축도 팔리고 있었다. 사대부에서 통용되었던 그림이나 상류계층의 장식화와는 다른 제작과 유통, 수용층을 가지고 있었던 이러한 상업적 그림을 생활예술인 민화라고 할 수 있다.

4차혁명시대에도 한국의 오천년 역사와 문화는 국제 경쟁력이 있는 소재로 서구에서 보았을 때 매우 매력적인 요소이다. 돌고도는 역사에서도 보여지듯이 결국 인간의 삶에 위로와 평안을 주는 것은 문화로 이를 보다 아름답게 현대적으로 표현하여 시대상을 반영한 예술로 승화 시켜 후대에 넘겨주는 것도 현대인의 책무이다. 또한 꿈과 희망을 주는 다양한 문화예술이 국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진정 국민을 위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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