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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가족, 존재의 이유

혈연의 기본 단위는 ‘가족’이다. 구성원은 혼인·혈연·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부부가 그 중심에 있다. 민법은 좀 더 구체적으로 정의 하고 있다.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 생계를 같이하는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가 ‘가족’이라고. 조금은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직계혈족을 알면 쉽다. 직계혈족은 자기의 부모·조부모 등 직계존속과 자녀·손자녀 등 직계비속을 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법규적 설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가족의 정의를 내리려면 명확하지 않다. 가족을 혈연으로 정의하자니 너무 형식적이고, 가족을 사랑으로 정의하자니 너무 규범적이어서 그렇다.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가족의 다양성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흔히 가족을 상대적인 개념으로 생각하지만 가족은 살아있는 유기체와도 같다. 그래서 가족간 ‘관계’와 ‘사이’를 얘기하면 더욱 복잡해진다.

한 쪽은 기억조차 못하는 일이 상대방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기도 하고 그럴 경우 부모 자식, 형제지간, 피아의 구분도 없고 응어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거기에 재산과 금전문제라고 끼면 가족이 아니라 원수가 따로 없다.

흔히들 ‘문제 없는 가족이 어디 있냐’ 고 얘기 하는 것도 이 같은 연유가 아닌가 싶다. 겉으로 보면 부럽기만 한 집도 들여다보면 안 그렇다. 갈등의 종류도 가지가지다.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속을 끓인다는 자식 문제는 하소연 축에도 못 낄 정도다. 각자 받은 상처도 치유가 잘 안 된다. 행복한 가족은 결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데도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아동학대 가해자의 80%가 부모이고, 노인 학대 가해자의 70%가 자녀와 배우자라는 통계를 보면 가족의 사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공허하게 느껴질 때도 많다. 우리의 삶이 복잡하고 다양해질수록 가족의 모습, 정의, 규범이 다양해진다고 하지만 한 번 가족이 영원한 가족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리다. 변화된 가족의 모습 속에 그 존재의 이유를 다시금 생각하게 가정의 달 5월. 어느덧 중순을 넘겨 가고 있다. /정준성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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