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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예술-자연’ 사이 다양한 만남 성찰

서호미술관 ‘산수심원기’전
정약용의 ‘산수심원기’ 예술로 해석
북한강 둘러싼 자연·생태 담아내
1부 전시에 김제민 작가 등 6명 참여

 

 

사마천의 사기(史記)는 조선에는 산수(汕水)와 습수(濕水) 그리고 열수(洌水)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정약용은 이러한 진술을 고증하고자 한강 일대를 1820년, 1823년 두 차례를 여행하면서 ‘산수심원기’를 남겼다.

북한강변에 위치한 서호미술관은 ‘북한강의 물길에 대한 근원적 고찰’이 담긴 산수심원기에 집중했고, 산과 강, 습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북한강을 예술로 해석한 ‘산수심원기’ 전시를 기획, ‘인간-예술-자연’ 사이의 만남의 다양한 유형을 성찰한다.

전시의 1부는 판화와 드로잉, 2부는 조각과 입체, 3부는 야외설치로 진행되며 김제민, 김지수, 박철호, 서인경, 정상곤, 정원철 등 6명 작가가 1부 전시에 참여한다.

김제민은 도시의 버려진 공간 속으로 침투하는 자연에 주목한다. 시멘트의 틈을 비집고 뿌리를 내리면서 생존처를 찾은 풀을 캔버스에 목탄으로 그린 ‘무심한 풍경’은 인공의 환경 속에서 자신의 생존을 모색하는 자연 미학을 담아냈다.

 

 

 

김지수는 식물들을 지각하는 존재로 간주, 인간과 교감하는 식물들을 시각화했다. 그는 인간-자연의 공존이라는 허구적 수사를 버리고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설치 방식으로 표현한 봄, 여름, 가을 작품을 통해 인간 자연 미술이 공존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다.

지운다는 것은 ‘지워지지 않은 것을 남긴다’는 것과 같다. 정상곤은 사진의 이미지를 합치고, 지우는 과정을 통해 남겨진 풍경에서 그 의미를 찾는다.

지워진 자갈길과 바위가 있는 풍경 속에서 연두색 나무가 중첩되고 뒤섞이기도 하며 얇은 간지를 한지 위에 붙여 인쇄하거나 인쇄한 이미지 위에 종이를 덧바르고 인쇄하기를 반복하면서 여러 층으로 반복된 풍경들이 작가의 손에서 완성된다.

이처럼 ‘지움’과 ‘남김’을 교차된 풍경은 ‘소멸’과 ‘생성’을 거듭하는 자연주의 미학을 효율적으로 드러낸다.

서인경은 두 쌍의 작고 가느다란 날개에 초점을 맞춘 잠자리를 검프린트(gum print)로 인화해 회화적 사진으로 완성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소개한다. 갈색 톤의 색상을 배경으로 부러질 듯이 꺾여 있는 잠자리 날개를 통해 숭고의 감정 뿐 아니라 모든 자연에 존재하는 슬픈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연의 순환에 집중한 박철호는 자연의 추상적 이미지를 그린 ‘circulation’을 전시하며 정원철은 인공 환경의 맥락 속에 위치한 자연을 표현, 거칠고, 스산한 폐허의 풍경으로 묘사했다.

서호미술관 관계자는 “북한강과 이를 둘러싼 환경, 생태에 대한 작가들의 깊이있고 다채로운 시선이 담긴 전시를 통해 북한강의 다양한 면면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7월 2일까지 이어진다./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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