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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백성위한 철학담은 수원화성이백년 신비로운 이야기가 숨겨있다

 

 

화성 행궁 건너편에 박물관 위치
2009년 건립… 年 20만명 이상 찾아

상설전시실엔 축성과정 자세히 설명
기획전시실선 심도있는 전시로 화제

외부엔 거중기 등 실물 크기 전시
문화유적지 탐방 프로그램도 인기

1997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화성은 수원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다. 1796년 정조가 아버지의 묘를 수원으로 옮기면서 축조한 성으로,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부모에 대한 효심, 그리고 애민정신 실천했던 정조대왕의 성군으로서의 면모는 수원 화성을 통해 그대로 드러난다.

수원 화성은 사람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마을에 쌓은 읍성과 전쟁에 대비한 산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의 성곽들이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용도로 지어진 것과 차별화된다.

 

 

 

 

화성을 설계한 정약용은 정조대왕의 뜻을 따라 견고하고 편안한 느낌을 만들고자 했고, 지형을 따라 자연스러운 형태로 완성된 성곽은 우아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백성들이 보다 편리하고 풍요롭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정조의 철학이 담긴 수원 화성은 200여년이 지난 지금도 맥을 이어가고 있다.

다채로운 볼거리가 있는 화성 행궁 광장은 365일 시민들의 쉼터이자 놀이터 역할을 해내고 있으며, 밤이 되면 성곽 주변을 수놓은 조명들로 멋스러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유구한 역사를 품고 있는 수원화성은 시민들과 함께 매일매일 새로운 이야기로 촘촘히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수원화성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눈길을 끈다. 화성 행궁 건너편에 위치한 수원화성박물관이 그곳이다.

수원화성박물관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아름다움과 우수성, 그리고 수원화성 축성과 신도시 수원 건설을 위한 정조의 노력을 알리기 위해 2009년 건립됐으며 연 2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다.

박물관은 1, 2전시실을 비롯해 교육식, 세미나실, 어린이체험실, 영상교육실을 갖추고 있으며 로비에는 카페테리아와 뮤지엄샵을 운영해 관람객들이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을 꾸몄다.

상설전시는 화성축성 과정과 신도시 수원 건설 과정을 보여주는 화성축성실과 1795년 정조의 화성행차와 정조의 친위부대 장용영에 관한 내용의 화성문화실로 구성됐으며 실물 유물과 함께 설명패널, 모형, 영상 등 다양한 전시매체를 이용해 수원화성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상설전시가 수원화성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살폈다면 기획전시는 보다 확장된 개념의 수원 화성을 만날 수 있도록 진행된다.

도성을 벗어나 행해졌던 조선 최초의 왕실잔치를 소개한 ‘혜경궁홍씨와 풍산홍씨‘ 전시(2015)는 혜경궁홍씨의 회갑연인 봉수당진찬연을 조명해 정조시대의 찬란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정조대왕 수원행차 220주년을 기념해 열린 ‘정조, 8일간의 수원행차’ 전시(2015)도 큰 주목을 받았다. 전시는 수원행차의 의미를 살펴볼 뿐 아니라 정조대왕의 어머니에 대한 효심, 행차를 통해 실천했던 애민정신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이 밖에 사진으로 보는 옛 수원화성, 사진으로 보는 화성 백년의 여정 등 시민들과 공존해온 수원 화성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도 이어졌다.

올해는 수원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로, 보다 특별한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되기까지 과정과 이후의 변화, 수원 화성의 세계유산으로서의 역할을 짚어볼 수 있는 전시가 하반기에 이어진다.
 

 

 


이처럼 수원화성박물관이 수원 화성과 정조시대에 대한 다양한 전시가 가능한 것은 풍부한 역사적 자료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관 이전부터 수원화성과 영·정조시대와 관련된 유물을 수집한 수원화성박물관은 현재 2천392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친 조선후기 문화부흥기를 대표하는 유물들을 확보, 영조와 정조의 어필을 비롯해 왕실 관련 유물, 정도전이 조선의 건국이념과 통치철학을 정리한 조선경국전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물들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정조의 탕평책을 추진한 조선 후기 문신 ‘채제공 시복본 초상화’는 옅은 분홍색의 관복 차림에 손부채를 든 손이 노출돼 있어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유물로 2006년 보물로 지정됐다.

1394년 정도전이 왕에게 지어 올린 사찬 법전 ‘조선경국전’의 국내 유일본도 수원화성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조선 법전의 모체가 된 서책이자 조선 초기에 인쇄된 것으로 국내 유일한 ‘조선경국전’은 지난해 11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24호로 지정됐다.

역사의 흔적을 담고 있는 수원화성박물관은 어린이 및 성인대상 프로그램들을 알차게 운영하고 있다. 성인 대상 역사문화강좌인 수원화성박물관 대학을 비롯해 어린이 및 가족단위 관람객들을 위해 화성축성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성곽에 둘러싸여 있는 지리적 조건을 활용, 화성행궁, 서장대, 화홍문 등 문화유적지를 탐방하고 수원의 생태를 알아보는 체험프로그램도 인기가 높다.



박물관 밖으로 나오면 또 다른 수원 화성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수원 화성 축성 당시 사용한 거중기, 녹로, 유형거 등 과학기기를 실제 크기로 전시할 뿐 아니라 수원의 유수 및 판관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만든 목민관 선정비를 세워놨다.

창룡문에서 화성열차를 타고 행궁 광장에 도착해 무예24기 공연을 관람하는 관광코스에서 수원화성박물관은 시간이 남으면 들르는, 그다지 매력적인 명소가 아니라는 인식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상설전시부터 기획전시까지 꼼꼼히 둘러본 수원화성박물관은 조선시대에 쌓은 성곽이라는 단편적인 이미지에 흥미로운 이야기로 색을 입혀 매력적인 수원 화성을 소개하는 곳이었다. 수원화성의 역사, 그리고 그 안에서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다양한 삶이 만들어낸 신비하고 아름다운 수원 화성을 수원화성박물관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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