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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골든타임의 중심, 소방통로 확보에 있다

 

우리나라는 타 국가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발전한 경제·문화를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초고속으로 성장·변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우리 소방조직 역시 급변하는 변화 흐름에 맞추어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하여 그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소방조직이 생긴 이래로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오히려 더욱더 가속화 되는 문제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소방출동로 확보에 관한 사항이 되겠다.

화재의 경우 골든타임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하여 초기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재발생 후 5분 이상 경과하면 화세가 급격히 커지고 연소범위가 급격하게 넓어져 그만큼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는 것이며, 초기에 적은 소방력으로 대처할 수 있는 화재를 많은 소방력을 투입하여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소방이 때로는 신호를 위반하며 신속히 출동을 하는 것으로 소방통로가 확보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소방차 전용도로가 별도로 지정되어 있다면 소방통로 확보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기에 도로의 차들이 출동하는 소방차에 양보를 하지 않는다면 소방통로 확보는 딴 나라 얘기일 것이고, 골든타임 준수도 더 힘들어질 것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승용차는 2천만대를 돌파했다. 4인 가족 기준 1.55대의 차량을 보유하면서 사실상 ‘1가구 2차량’ 시대를 맞은 것이다. 자동차의 수가 늘어나는 현상에 비해 도로여건 개선 속도는 그에 미치지 못하다 보니 차량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또한 주택가 주차장 부족에 따른 이면도로 주차에 따라 좁아진 도로에 발생하는 소방차 통행곤란 현상 등은 고스란히 소방차량의 긴급통행에도 적잖은 지장을 초래한다.

수많은 차량사이에서 소방차량이 긴급 사이렌을 울리고 경광등을 발하며 마치 바다가 갈라지는 듯한 광경으로 막힌 도로를 가로 지르는 모습을 보고 흔히들 ‘모세의 기적’이라고 부르며 뉴스에서도 종종 보도되는 장면이다. 이러한 뉴스는 보는 이로 하여금 훈훈함을 느끼게 해주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모세의 기적’ 현상이 평상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기에 이슈가 되고 언론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파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소방에서는 이러한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매달 소방차 길 터주기 관련하여 카퍼레이드 및 거리의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고 현수막을 걸며 캠페인과 소방통로 확보 훈련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식상한 홍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질적으로 유사 시 소방차가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신호등을 제어하는 교통신호 제어시스템을 도입하는 등의 근본적인 제도가 병행되어야만 비로소 골든타임을 지켜 소방의 제 역할이 가능할 것이다.

국민들께 소리 높여 전한다. 소방차가 출동하는 도로는 일반적인 도로가 아니다. ‘우리’의 가족과 이웃을 구하러 가는 길일 수도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가족이나 이웃일 수도 있고, 혹은 누군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소방출동로란 일반도로 위에 따로 만들어진 도로가 아니라 출동하는 소방차에 길을 양보하여 신속한 출동을 돕는 국민에 의해 만들어지는 길이다.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과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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