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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9세대 겨냥한 트렌디한 교양예능 봇물

알쓸신잡·밝히는 과학자들 다양
2049 시청자들 욕구 부응 제작
“구매력 높아 광고시장과 직결”

교양 프로그램의 예능화인지 예능의 교양화인지 분간이 잘 안 될 정도로 ‘교양예능’이 넘쳐나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트렌디한 교양예능’의 전성시대다. 인문학이나 책을 소재로 한 예능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요새 밀려드는 교양예능은 명확하게 2049(20∼49세) 시청자층을 타깃으로 하기에 형식도 내용도 좀 색다르다.



▲ 세상 모든 지식정보가 소재

“예능의 재미가 꼭 웃음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요새 시청자들은 쇼핑하듯 방송을 고르죠. 방송국도 다양한 시도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tvN의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이라는 특이한 예능을 내놓은 나영석 PD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2일 첫 방송한 ‘알쓸신잡’은 나 PD 말대로 ‘깔깔’ 웃을 수 있는 예능과는 거리가 멀었다. 출연진은 충렬사, 시인 백석의 시비, 거북선 등 통영 명소와 먹거리를 안주 삼아 끊임없이 떠들었다.

그저 ‘잘난 아재들의 수다’로 볼 수도 있겠지만, 첫 회 시청률이 5%대인 것을 보면 잡담에 홀린 사람이 적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분야를 명확하게 특화한 교양예능도 많다. XTM ‘밝히는 과학자들’은 랜섬웨어부터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까지 다양한 이슈를 과학으로 풀어본다. 연예인들은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 사기에 대처하는 법부터 미래의 전쟁 형태에 대한 지식까지 공유하며 재미와 정보를 함께 잡았다.

KBS 2TV ‘냄비받침’은 책을 소재로 한다. 과거에도 ‘느낌표’처럼 책을 다룬 예능들이 있었지만 ‘냄비받침’은 과감하게 ‘독립출판’을 시도했다.

갓 시작했지만 대선 낙선자들 인터뷰와 건배사 모음집부터 걸그룹 입문서까지 기상천외한 아이템이 등장하면서 기대를 모은다.

tvN ‘수업을 바꿔라’는 각국 교실의 혁신적인 수업을 관찰하며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는 프로그램으로, 평일 저녁에 편성돼 시청률은 낮지만 호평이 많다

tvN은 또 연예인들의 ‘인생수업’을 담은 ‘우리들의 인생학교’, 프리미엄 특강 ‘어쩌다 어른’, 동네 곳곳에서 역사부터 철학까지 탐구하는 ‘동네의 사생활’ 등 인문학적 콘셉트를 차용한 예능을 연이어 내며 ‘트렌드 선도자’를 자처하고 있다.

이밖에 KBS 1TV의 문화재를 소재로 연예인들이 프레젠테이션 경쟁을 펼치는 ‘천상의 컬렉션’, 역사적 명소를 둘러보는 ‘최태성 이윤석의 역사기행 그곳’ 등은 ‘예능교양’으로 기능 중이다.



▲ ‘광고시장 큰손’ 2049의 힘

최근 교양예능이 넘치는 것은 광고주들의 판단지표에 가장 큰 기준이 되는 2049 시청자들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방송가의 한 관계자는 8일 “과거에도 교양예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2049가 예능 프로의 주요 타깃층으로 떠오르면서 더 ‘트렌디’하게, ‘에지’ 있게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고주 입장에서는 2049가 구매력이 굉장히 높은데, 방송국 역시 아직 버라이어티와 토크쇼가 주류라고 해서 그것에만 안주한다면 그 타깃과 광고주들을 잡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관계자는 “요새 광고 자체가 최신 가전, 영화, 수입 자동차, 게임, 애플리케이션 등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많다”며 “또 어르신들은 원래 기본적으로 TV 시청을 많이 하므로 결국 젊은층을 잡느냐 못 잡느냐에서 승부가 난다”고 부연 설명했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 이상의 예능을 원하는 시기가 왔다는 분석도 있다.

CJ E&M 관계자는 “최근까지만 해도 ‘먹방(먹는 방송)’, ‘쿡방(요리방송)’이 대유행이었지 않았느냐”며 “눈이 즐겁고 몸이 살찌는 예능이 지나간 뒤 정신을 살찌우려는 욕구를 담은 예능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라고 해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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